
(서란)김홍화
안녕하십니까.
대상 수상 소식을 들은 순간, 낡은 원고지를 비추던 아버지의 주황빛 등불이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제 이름으로 받은 상이지만, 아버지가 세월 너머에서 보내온 한통의 답장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오래동안 글을 쓰는 사람이라기보다 글을 읽는 사람에 더 가까웠습니다. 한국에서 류학하고 교육자가 되여 바쁘게 살아오는 동안에도 밤마다 원고지를 채우던 아버지의 모습은 늘 마음 한귀퉁이에 남아있었습니다. 부모님을 차례로 떠나보낸 뒤, 희미해져 가는 기억을 붙잡듯 아버지의 밤을 한줄씩 써 내려갔습니다. 그렇게 제 글 속에 남은 것은 평범했던 아버지의 삶과 그 시간을 오래 기억하고 싶은 딸의 마음이였습니다.
특별한 인연 하나가 떠오릅니다. 2000년, 아버지께서 소설 <피줄의 호곡성>으로 LG컵 '압록강' 문학상을 수상하셨을 때 시상식 사회를 맡아주셨던 분이 김경수 선생님이셨다고 합니다. 26년이 지난 오늘, 아버지의 뒤모습을 받아적은 딸이 그 인연 앞에 서 있습니다. 이 만남을 단순한 우연이라고만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버지께서도 분명 이 자리에 함께 계시리라 믿습니다.
이 크나큰 영광을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어머니께 바칩니다. 늘 곁에서 응원해주는 사랑하는 딸과 남편, 가르침과 용기를 주신 대구수필문예대 학장님, 그리고 저를 아껴 주신 모든 분과 함께 이 기쁨을 나누겠습니다.
또한 바쁘신 가운데 시상식에 참석하시여 자리를 빛내 주신 주심양 대한민국 총령사관 김성민 총령사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글을 귀하게 보시고 큰 상을 내려 주신 심사위원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아버지께서 작은 등불 하나로 긴 밤을 건너셨듯이, 저 또한 제 자리에서 묵묵히 걸어가겠습니다. 화려한 문장보다 진솔한 글을 쓰며, 아버지가 남겨 주신 빛을 이어가는 딸로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