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좋은 수필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다
发布时间:26-07-27 04:20  发布人:金昌永    关键词:   

좋은 수필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다

심사위원 리동렬

잘 아시다시피, 중국 조선족 아리랑수필문학상은 중국조선족기업가협회의 소중한 후원으로 제정되였다. 본 문학상은 “조선족 수필계의 문학적 열정을 고취하고, 그 지평을 넓혀 문학적 자양분을 풍성하게 하자”는 확고한 취지 아래 이번 공모를 진행하였다.

이번 제1회의 시상 규모는 대상 3만원, 금상 1만원, 은상 5천원 등 중국 조선족 문단에서 시행된 수필 공모전중 최고 수준의 시상 규모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

작품 심사에는 수필 창작론과 비평 분야에서 깊이 있는 연구를 이어오고 계신 문학 평론가 및 교수진 등 총 7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하였으며, 엄격하고 공정한 기준을 바탕으로 진행되였다.

제1회 아리랑수필문학상 심사 기준은 아래와 같다.

1) 문학적 창의성 : 소재를 다루는 참신한 시각과 주제를 설득력 있게 형상화한 구성력을 평가했다. 2) 문체의 개성:  고유한 어휘 감각과 문장의 리듬, 그리고 통념을 넘어서는 철학적 시선을 중시했다. 3) 구조적 완성도:  이야기의 유기적 밀도와 언어적 절제미를 통한 작품의 통일성을 검토했다. 4) 시대적 통찰:  사회의 담론을 문학적으로 승화하여 당대 독자에게 깊은 울림과 성찰을 주는지를 주시했다.

먼저 본심에 오른 일부 수필들을 살펴보겠다.

김단의 〈감정의 골에서 피어난 만오〉 는 아버지라는 거대한 산의 무게를 비로소 헤아리게 된 딸의 뒤늦은 회한과 사랑 고백, 그리고 감정의 미세한 변화를 섬세하게 묘사하여 인상적이였다. 

석춘화의〈아버지의 마지막 소탕〉은  ‘소탕(소고기 국)'이라는 구체적이고 향토적인 음식을 매개로 세대를 관통하는 부모의 헌신적 사랑을 밀도있게 형상화해, 치렬한 생의 맛을 길어올린 진정성과 절제된 서사가 돋보였다.

김동진의〈라목은 죽어도 거짓을 모른다〉는 '라목'의 모습에서 가식없는 삶의 본질을 발견하고, 허위와 거짓을 걷어내 진실한 자아를 지향해야 한다는 철학적 성찰을 깊이 있게 담아냈다. 

라국화의 〈본체와 부캐, 그리고 조각된 시간〉은 다양한 공간과 관계 속에서 여러 '부캐'의 가면을 쓴 현대인이 과거의 공간을 회상하며 잃어버린 '본체'를 찾아가는 기록으로, 사유의 확장과 독특하고 절제된 문체가 돋보였다.

이밖에도 본심에 오른 여러 작품들이 높은 완성도를 보이였다.

그럼에도 몇몇 작품은 완성도의 측면에서 서술이 다소 평면적이거나, 감정 전달이 밋밋하거나, 문장의 구조가 느슨하여 서사의 응집력이 다소 약한 점, 혹은 익숙한 관념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점 등은 앞으로 우리 수필 문학이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라 여겨진다.

좋은 수필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다. 경험이라는 재료가 단순히 라렬되기만 해서는 부족하다. 작가의 깊은 성찰과 삶에 대한 철학이라는 양분이 문장 구석구석에 녹아들어야 한다. 이제는 남들의 방식을 따라가기보다, 자신만의 고유한 필치로 삶을 그려내는 ‘나만의 목소리’를 찾는 과정에 더 집중해 보시길 바란다.

심사위원들은 리영언의 「사랑의 번역법」이 보여준, 주제에 대한 밀도높은 성찰에 주목하였다.

이 작품은 서로 사랑하지만 표현의 방식이 다른 가족 삼대의 모습을 깊이 있게 관조한다. 주인공의 차가운 의학적 '론리', 고통을 덜어내려 애쓰는 어머니의 '절박한 실천', 그리고 모든 엇갈림을 품어내는 할머니의 '숭고한 인내'를 립체적으로 대비시켜, 이를 통해 완벽한 리해보다 서로를 껴안으려는 서툰 시도가 가족을 지탱하는 가장 뜨거운 언어임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이러한 깊이있는 사유와 탄탄한 문체를 높이 평가하여, 본 심사위원회는 이 작품을 은상으로 선정하였다.

금상과 대상 수상작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견해는 한결같았다.

금상 수상작 리홍매의 〈슬픈 눈동자〉는 ‘말’이라는 대상을 통해 현대인의 소외와 시스템의 비극을 날카롭게 포착한 인문학적 수필이다.

수필은 무인도의 야생마, 경마장의 경주마, 마장마술의 승용마라는 네 층위의 삶을 유기적으로 교차시켜, 시스템의 울타리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주체성 상실과 실존적 비극을 인문학적으로 통찰하고 있다.

단순한 생태 관찰기를 넘어, 말(马)을 인간 문명과 자본의 거울로 삼아 현대 사회의 구조적 억압을 성찰하고 있으며, 야생과 가축 사이의 경계에 놓인 말들의 서로 다른 운명을 추적함으로써, '자유를 저당 잡힌 채 시스템에 순응하는 현대인의 비극적 자화상'을 정교한 은유로 구축했다.

특히 정밀한 묘사와 묵직한 철학적 사유를 결합하여,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넘어선 현대 존재의 본질에 대해 이런 질문을 집요하게 던진다.

“우리는 과연 우리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아니면 어떤 시스템이 만들어 놓은 울타리 안에서 상실감조차 잊은 채, 슬픈 눈동자로 앞만 보고 달리고 있는가”고.  

이 수필은 깊은 애정과 밀도 높은 관찰력, 그리고 소설에 버금가는 핍진한 묘사와 철학적 사유가 조화를 이루고 있기에 이번 공모전의 금상으로 선정했다.

대상작 김홍화의 〈아버지의 밤을 밝히던 등불〉은 평생 원고지 앞을 지키며 문학을 삶의 유일한 지표로 삼았던 아버지의 생애를 조용히 복원해 낸 수작이다.

작품은 단순한 개인의 기록을 넘어, ‘문학을 끝까지 놓지 않았던 삶의 태도’가 어떻게 다음 세대의 정신적 유산으로 치환되는지를 인문학적으로 성찰한다.

화려하고 세간의 이목을 끄는 사건의 파편보다, 평범한 일상의 축적이야말로 한 인간의 진정한 본질을 드러낸다는 점을 이 글은 깊이 있게 증명하고 있다. 이 수필의 문학적 성취를 아래와 같이 짚어본다.

첫째, 시각적 상징과 감각적 묘사가 탁월하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이미지화’의 힘에 있다. ‘30촉 백열등’이라는 구체적 사물은 단순한 소품을 넘어 한 시대의 가난과 고독, 그리고 결코 꺼지지 않는 정신의 온기를 대변하는 핵심 상징으로 기능한다. 펜촉의 사각거리는 소리, 식은 차잔, 흙길을 다지는 삽 등의 비유는 독자의 오감을 자극하며 아버지가 머물던 그 방으로 즉각적으로 접속하게 한다. 장면 자체가 응축된 서사를 품고 있어, 억지로 감동을 유도하지 않아도 독자의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울림이 피여오르게 하는 훌륭한 묘사 전략이다.

둘째, 인문학적 성찰과 담담한 객관화의 미학이다.

가족을 소재로 한 수필에서 흔히 범하기 쉬운 감상적 과잉을, 이 작품은 ‘절제된 문체’를 통해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다.

화자는 아버지를 영웅화하거나 미화하지 않았다. 오히려 글쓰기를 ‘거친 로동’과 나란히 배치함으로써, 문학이 고단한 일상을 견디게 하는 존엄한 실존의 빛임을 드러낸다. “몸보다 글이 먼저야”라는 일화와 아버지를 향한 화자의 솔직한 원망은 대상을 객관적 거리에서 관조하게 한다. 이러한 담담한 태도는 역설적으로 아버지의 삶을 더 깊이 존경하게 만드는 인문학적 설득력을 확보한다.

셋째, 대비를 통한 주제의 심화 및 서사적 계승이다.

화자가 “아버지의 글보다 글 읽는 목소리의 결을 더 기억한다”고 고백하는 대목은 매우 령리한 서술전략이다. 이는 지식이나 업적이라는 외적 가치보다 ‘삶의 태도와 숨결’이야말로 인간의 본질임을 효과적으로 환기시킨다. 또한, 시력을 잃어가는 아버지의 모습과 그런 아버지가 남긴 침묵우에 자신의 문장을 더하는 화자의 모습은 ‘단절’이 아닌 ‘계승’의 서사를 완성한다. 이는 한 인생의 완성이 새로운 세대의 시작으로 이어지는 숭고한 통찰을 담고 있다.

한마디로, ‘등불’은 문학이 명성을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삶의 어둠을 건너기 위한 작은 등불임을 스스로 증명해낸 기록이다.

감정을 강요하는 대신 절제된 문장으로 독자의 사유를 이끌어내고, 구체적인 세목의 활용을 통해 서사의 밀도를 높인 점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 거창한 서사보다 일상의 묵묵한 뒤모습에서 더 큰 진실을 포착해내는 작가의 시선은, 문학이 왜 삶을 지탱하는 근원적 힘인지 명징하게 보여준다.

“무엇을 이뤘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끝까지 놓지 않았는가에 의해 한 사람의 삶이 기억된다”는 진리를, 이토록 담담하고 품격 있게 빚어낸 필력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이번에 선정된 세 분의 수상작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치렬하게 응시해 낸 훌륭한 성취를 이뤄낸 수작이다.

다만, 앞으로의 창작 방향을 위한 작은 조언을 덧붙이면, 수필은 삶의 숨결이 가장 가까이 닿아 있는 쟝르인 만큼, 일상의 구체적인 밀착도와 생생한 현실감, 그리고 시대의 흐름을 꿰뚫는 통찰을 글 속에 더욱 깊이 각인해보길 권장한다. 삶의 파편들이 시대라는 큰 맥락 속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고민할 때, 여러분의 문장은 더 묵직한 울림을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