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캔버스에 그리는 색채
发布时间:26-06-16 01:44  发布人:金昌永    关键词:   

수필

캔버스에 그리는 색채

     (청도) 한춘옥

인생은 빈 캔버스와도 같다. 처음에는 아무 표시도 없이 평화롭지만 우리가 걸어가는 매 순간과 체험들이 색채를 만들면서 독특하고 깊이있는 그림을 완성한다. 나는 해변가에서 어린 아이들이 모래밭에 발을 담그며 온몸으로 해살과 파도소리를 즐기는 모습을 보았다. 모래알이 발을 간지르는 촉감과 바람의 온도, 파도의 리듬을 오롯이 느끼며 현재에 충실하는 아이들의 빛나는 눈길과 웃음이 너무 순수하고 아름다웠다.

사람은 어른이 되여야 비로소 깨닫는다. 인생의 가치는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체험의 밀도에 있다는 것을. 옛사람들은 장수를 복으로 삼았다. 매일 똑같은 풍경만 보며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장수하기보다 호기심으로 세상을 향해 뻗어나가는 체험이 훨씬 풍요롭지 않을가? 인생은 단순히 시간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순간을 마주하며 자신을 채워가는 려정이다.

체험이란 꼭 먼 나라를 떠나는 거대한 모험이 아니다. 새벽에 피여나는 꽃을 보기 위해 일찍 일어나는 것과 낯선 사람과 나누는 한마디 인사, 그리고 맛보지 못한 음식을 먹는 감각까지 자잘한 체험의 색채이다. 세상은 호기심을 품은 이에게 무한한 놀이터가 된다. 다빈치는 화가이자 과학자이고 발명가이다. 그의 삶을 가득 채운 것은 세상을 알고 싶은 탐구의 열정이였다. 새의 날개짓을 스케치하며 비행의 꿈을 키우고 인체의 비밀을 알기 위해 해부학에 몰두했다. 체험의 끝은 새로운 시작이며 궁금증을 충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였다.

두려움은 체험을 가로막는 가장 큰 벽이다. 실패와 상처를 두려워하며 발걸음을 멈추면 인생의 캔버스는 점차 퇴색을 한다. 커피를 마시듯 체험에는 쓴맛과 단맛이 공존한다. 작가 헤밍웨이는 전쟁의 참상을 겪으며 인간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었고 이순신 장군은 거친 파도를 헤치며 자신을 넘어서는 법을 배웠다. 아픔과 고통은 결코 랑비되지 않는다. 그것들은 삶에 깊이를 더하는 비타민처럼 우리에게 지혜와 강인함을 선물한다.

 나는 어느 날 서재에 앉아 지난날을 회상하니 기억 속에 가장 선명하게 남아있는 건 체험의 순간순간들이였다. 첫사랑의 설레임과 리별의 아픔, 그리고 이국땅에서 맞이한 눈덮인 아침과 실패로 얼룩진 프로젝트, 친구와의 기쁜 이야기였다. 작은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퍼즐을 완성하듯이 나 자신을 만들어냈다. 인생의 가을에 들어서고 보니 학벌이나 재물, 명예 따위는 시간이 지나면 빛이 바랠 수 있지만 한번의 체험으로 얻은 교훈은 영원히 내 안에 살아있다.

인생은 마치 강물이 모여 바다가 되듯이 작은 경험들이 캔버스에 쌓이면서 하나의 삶이 되는 것이 아닐가. 발자크는 “인생은 견디는 것이 아니라 정복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복이란 거대한 업적이 아니라 매일 세상과 씨름하며 자신을 넓혀가는 과정이다. 오늘도 나는 미지의 길을 걷고 있다. 그 발걸음이 촉촉한 비를 맞거나 뜨거운 해살을 맞아도 삶 자체는 흔적이고 예술이다.

사람들은 인생을 려행에 비유한다. 출발점에서 시작하여 목적지까지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은 려정의 일부이다. 나는 인생을 실험으로 보고 싶다. 실험대 우에 놓인 각종 시약과 기구들처럼 우리의 일상은 예측불가능한 반응으로 가득하다. 때로는 폭발하기도 하고 때로는 조용히 용해되기도 한다. 모든 반응이 새로운 경험을 남기듯이 삶의 순간마다 우리에게 배움을 선물한다. 직장생활에서 무모한 도전으로 큰 실패를 겪었을 때 그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실패를 통해 나는 자신의 한계와 부족함을 깨닫고 이후의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으며 성공만으로는 알 수 없는 진리를 배웠다. 대학입시에서 떨어진 친구도 마찬가지였다. 좌절 속에서 공백기를 보내며 열정을 발견했고 새로운 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발판이라는 걸 경험은 가르쳐준다.

 사랑도 인생을 물들이는 강렬한 색채이다. 나는 시인들은 사랑의 고통을 미화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체험하고 비로소 리해가 되였다. 밤새 리별의 눈물로 베개를 적시며 가슴이 아리던 그리움도 지나고 보면 소중한 체험으로 마음 속에 깊이 새겨진다. “사랑은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는 게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소설의 대목처럼 사랑과 관계는 단순한 감정교류를 넘어 서로를 리해하고 성장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다.

려행에서 낯선 도시의 골목길을 걷다가 마주친 작은 카페와 현지인의 따뜻한 미소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잎소리는 시야를 넓히고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을 바꿔준다. 타인의 삶을 엿보며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고 익숙한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느낌이 너무 좋다.

 인생의 경험은 강물과도 같다. 한 방향으로 흐르며 돌과 모래를 만나고 폭풍을 겪지만 결국 바다를 향해 흘러간다. 완벽한 흐름이 아닌 과정에서 느끼고 배우는 것이다. 과거의 흉터는 지혜로, 눈물은 꽃잎으로 새로운 시작을 돕는다. 삶 자체는 선물이고 체험이다. 경험 없는 인생은 빈 캔버스처럼 공허하지만 수많은 색채로 물들이면 흠집과 주름까지도 삶의 이야기를 속삭인다.

 오늘도 세상은 나에게 새로운 색채를 선물한다. 작은 기쁨이든 큰 슬 픔이든 모든 것을 온전히 느끼고 받아들이고 싶다. 삶은 매 순간을 마주하며 체험의 려정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만나는 과정이다. 나는 새로운 색채를 캔버스에 그리면서 완벽하지 않아도 진실하게 즐기고 싶다. 결국 인생은 시간의 실로 체험이라는 구슬을 꿰는 과정이다. 그 실에는 슬픔과 기쁨 그리고 실패와 성공이 다채롭게 엮여있다. 오늘의 작은 선택 하나가 미래의 어느 페이지에 새겨질지 모른다.

인생은 체험의 려정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만나는 것이 아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