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교수, 한국 경제학박사 등 화려한 인생경력이 있지만 퇴직한 후 주동적으로 로인협회 회장의 중임을 떠메고 실적을 올린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대련시조선족로인협회 중산분회의 전임회장 최순희다.
2024년 1월, 중산분회의 전임회장이 고령과 건강 악화로 자리를 내놓게 되면서 새회장을 선출하게 되였다. 많은 로인들의 간곡한 부탁으로 최순희(70세)가 회장직을 맡게 되였다. 하지만 정작 회장직을 맡고나니 80세 이상의 로인들과 독거로인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내부단결이 조화롭지 않는 협회를 이끌어가는 데 난관이 많았다.
밤을 새우며 고민하던 어느 날, 최순희는 몇년 전 코로나시기에 남편을 잃고 슬픔에 잠겨있던 자기의 지난날을 머리 속에 떠올리면서 동북3성에서 자식따라 대련에 모여온 40여명 로인들을 위해 발벗고 나서보기로 결심했다.
우선 내부단결에 중점을 두었다. 여러 원인으로 평소에 로인들과 어울리지 않고 활동을 멀리하던 80세 이상 로인들과 무릎을 맞대고 속마음을 나누었다. "우리 로인들은 젊었을 때 산전수전 다 겪었고 지금은 기후가 좋고 풍치가 아름다운 제2고향 대련에서 뜻있고 즐겁게 여생을 보내는 공통분모가 있다." 이러한 인생의 도리를 차근차근 깨우쳐 주었을 뿐만 아니라 로인들의 생활 구석구석을 보살펴 주었다.
협회의 김춘희 할머니가 중병으로 입원했을 때 최순희는 여러차레 음식을 사들고 가서 할머니를 따뜻이 위문했고 할머니가 사망했을 때에도 지체없이 달려가 고인의 몸을 닦아주고 수의을 갈아입히고 장례를 치르는 등 후사처리를 빈틈없이 해주었다.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대학교수의 틀을 벗어던지고 협회일에 발벗고 나서는 최순희의 행동을 지켜본 로인들이 차츰 최순희의 주위에 뭉치기 시작했다. 팔장을 끼고 멀리하던 80세 이상 로인들이 적극적으로 협회에 나와서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추고 야외 나들이에도 적극 참가했다.
다음으로 로인들의 취미에 따라 다채로운 활동을 벌여 협회의 응집력을 강화했다. 협회는 주 1회씩 활동을 하는데 최순희는 앞장서 중화민족의 유구한 력사와 영웅인물들의 선진사적을 로인들에게 알기 쉽게 들려주었고 노래와 춤배우기, 윷놀이, 야외 나들이 등 활동을 다채롭게 조직했다.
작년 12월 대련시조선족로인협회 창립 40주년 기념활동을 준비할 때는 고종석 부회장의 창의에 따라 악기대를 꾸렸다. 최순희는 선참으로 7,000여원 상당의 색소폰을 사서 련습에 매진했다. 그의 솔선수범하에 평균 나이 73세 이상의 25명 로인들이 자체적으로 손풍금, 바이올린, 가야금등 악기를 마련하고 짧디짧은 반년 사이에 련습을 다그쳐 감동적인 아리랑 협주곡을 연주해 관중들의 절찬을 받았다.
영예는 언제나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오는 법이다. 2년 동안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최순희가 이끄는 중산분회는 지난해 선진분회로, 최순희는 모범회장으로 평선되였다.
리삼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