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평
인내 속에서 깨달아보는 용기의 필요성
ㅡ 심명주의 수필 <부드러운 용기>에 용기를 얻어 한마디
(할빈) 한영남
수필은 평범한 일상에서 수필적인 발견을 해서 그 것을 통해 삶의 의미를 투영시키는 작업이라 하겠고 그런 의미에서 오늘 우리가 만나게 되는 심명주의 수필 <부드러운 용기>는 그 좋은 보기가 되겠다.
수필은 어릴 적 외할머니네 집에 갔다가 보았던 외할머니께서 두부를 앗는 모습을 미주알고주알 들려주며 시작된다. 요컨대 콩물을 끓이고 거기에 백반을 넣고 그걸 퍼내서 돌림장으로 눌러 물기를 빼 두부모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가 바로 그 것이다. 그때 문득 외할머니의 말씀이 들려온다. 참아야 두부가 되네라.
그 것은 두부 뿐이 아닌 우리들 삶 역시 그런 인내의 과정에서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인생도리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것을 철칙으로 여긴 저자는 살아오면서 줄곧 참는 것을 미덕으로 알았고 그 와중에 이런저런 불리익을 당하기도 했을 것이고 참는 것으로 비롯되는 수많은 일들을 경험하게 되였을 것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우리들 삶에 인내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백반도 필요하고 단단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만들어내는 두부 같은 용기도 필요한 것이라고 중얼거린다.
살아간다는 게 어찌 기계로 찍어내듯 그렇게 일매지고 순탄하기만 할 수 있으며 어찌 맨날 가시밭길 뒹구는 일만 차례질 것인가.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적당히 뭔가(백반 따위) 넣어서 새로운 변화를 주어야 하고 <갈고 끓이고 굳히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완벽한 사람은 없을지라도 끊임없이 갈고 닦는 과정이야말로 사람이 참인간으로 완성되는 과정이라는데 동의한다면 심명주는 바로 두부라는 상관물을 통해 그러한 메세지를 넌짓이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이 수필은 수필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기승전결을 통한 붓놀림을 거쳐 <하얗고, 부드러우며, 완벽한> 두부 같은 참인생을 그려보이고 있는 것이다.
두부 한모로 수필이라는 료리를 멋지게 조리해준 심명주의 <부드러운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