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익음의 아픔
发布时间:25-12-23 09:04  发布人:金昌永    关键词:   

수필

익음의 아픔

(봉성) 장문철

봉황산으로 가는 길이 봉쇄되여 몇달째 등산을 중지했다. 봉황산에 가려면 반드시 철도 건널목을 지나야 하는데, 기차가 지날 때마다 도로가 통제되여 몇 분 사이에 각종 차량들이 장사진을 이루곤 했다. 관련 부서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철도 아래로 통과하는 터널다리를 건설하였다. 그래서 봉황산에 가려면 다른 길로 돌아가야 하는데, 거리가 너무 멀어 자전거를 리용하거나 보행하는 사람들은 목적지를 코앞에 두고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도로수리는 백성의 장기 리익을 위한 좋은 일이기에 모두 묵묵히 감내했다.

다행히 기초공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 막았던 길 옆에 좁은 샛길 하나를 내주었다. 그 샛길이 개통된 날,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좁은 길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워낙 좁은데다 오가는 사람이 많아 서로 붐비며 다니자니 한참씩 막히군 했다.

어느 날이였다. 바로 그 샛길에서 전동자전거를 탄 젊은이가 앞서가는 로인에게 "로인님, 굼뱅이 처럼 걸으려면 길을 좀 비켜주세요!"라고 꽥 소리를 질렀다. 그 날카로운 목소리는 내 귀를 찌르는 듯했다. 앞에서 다리가 부실한 로인 한분이 엉기적거리다가 그 말을 듣더니 장승처럼 아예 길복판에 떡 버티고 서서 움직이질 않았다. 나이가 들어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것도 서글픈 일인데, 젊은이의 모욕적인 말에 분노를 품었던 것이다. 주변 사람들은 젊은이가 공연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고 낮은 소리로 나무랐다. 옆에 있던 사람들이 좋은 말로 타일러서야 로인은 마지못해 한쪽으로 비켜섰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집에 눌러있지 뭘 하러 나와 어정대는 거예요”

성질이 사나운 젊은이는 로인 옆을 지나며 한마디 더 툭 쏘고 지나쳤다.

동병상련이라고 할가, 참으로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이 버릇장머리 없는 녀석아, 언젠가는 너도 어쩔 수 없이 늙을 것이고, 결국은 이 로인처럼 될 날이 올 거다. 이 로인의 오늘이 너의 래일이라는 것을 알아라!”

나는 가까스로 울분을 억누르며 속으로 젊은이를 저주했다.

문뜩 나의 머리엔 신성시되는 고목들이 떠올랐다. 호로도 흥성의 고성과 무순의 허투알라성에는 400여년 된 느릅나무들이 있는데 백성들에게 신목(神木)으로 모셔지고 있었고, 청도 로산에는 천년된 고목 앞에서 관광객들이 종종 소원을 빌곤 했다. 심양 북릉공원의 고송군(古松群)은 중국 평야 지역에서 가장 큰 인공 고송군락으로, 2000여그루의 수령이 300년에 이르는 고송을 보유하고 있으며 ‘살아있는 문화재’로 불리고 있다. 각 고송마다 번호가 매겨져 있고 국가 예산 보조금으로 엄격한 보호를 받고 있다. 대부분 철책으로 둘러싸여 훼손을 막고, 기울어질 위기에 처한 나무는 지지대로 받쳐주고, 벌레가 먹은 구멍은 마치 고약을 바르듯 약으로 메우었다.

내가 사는 봉성거리에는 500년 된 은행나무 두그루가 있는데, 비록 주요 도로 안쪽을 차지하고 있어 차들이 오가는데 불편을 주었지만 아무도 불법이라고 비난하지 않았다. 오히려 도로변에 로점을 설치해 교통을 방해하면 반드시 단속을 받는 것과 선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붉은 비단으로 나무줄기를 감싸고, 제단을 설치해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나는 로인들의 대우가 나무만도 못하다는 생각에 코끝이 시큼하고 눈물이 핑 돌았다.

지금 사회적으로 로인들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 같다. 버스나 전철에 로약자석이 정해져 있지만 실제로 양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가정에서도 자식들이 부모를 부양하지 않는다는 뉴스도 심심찮게 들린다.

가을도 저물어가는 오늘 등산을 하고 내려오는 길에, 익어서 땅에 떨어진 가래며 도토리며 돌배들이 뒹구는 것이 눈에 띄였고, 나방과 매미의 시체들이 아스팔트 길바닥 여기저기에 널려있는 것이 눈에 띄였다. 어떤 나방과 매미는 아직 살아서 날개를 펄럭이며 날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이미 되돌리 수 없는 형편이였다. 이 광경은 마치 로인의 처지를 방불케 하여 또 한번 눈시울이 뜨거워났다. 원래 익음이란 이렇게 아픈 것이구나 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석양이 한없이 아름답다마는, 다만 황혼이 가까워 오니 아쉽구나." 참으로 맞는 말이다. 사람들은 늙는 것은 익어가는 것이라고 찬미하지만 따지고 보면 늙는 것이나 익는 것이나 거기서 거기다. 얼마나 늙는 것을 마주하기 싫었으면 이럴가 싶다.

늙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다. 그러니 어찌 항거하랴. 세월이 흐르면서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검은 머리가 하얗게 세며, 시력과 청력이 떨어지고, 기억력이 흐려지는 것은 피할 수가 없는 일이다.

그런데 지금 일부 젊은이들은 편견어린 시선으로 로인들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단점만 주시한다. 이것 역시 슬픈 일이다. 사실 젊은이들의 실수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바로 젊은이들이 항상 로인들은 그러면 안된다는 시선으로 보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이다.

"익어가는 인생 여유로운 마음으로 즐겁게 편안하게 보내세요."

아침에 지인으로부터 받은 문자다. 참 고맙다. 늙음을 단순히 쇠퇴나 종말로 보지 말고, 생명의 자연스러운 순환으로 받아들이자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 우리 모두가 세상을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좀 더 너그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삶은 반드시 또 다른 빛을 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