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평.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 그리고
发布时间:25-09-30 10:43  发布人:白一婷    关键词:   

단평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 그리고

(할빈) 한영남

현청화의 수필 <슈뢰딩거의 상자>를 읽어내려면 먼저 예비지식 삼아 <슈뢰딩거의 고양이>에 대해 알아야 한다.

간단하게 소개하면 1935년 오지리의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는 량자력학이 가지는 리론적 불완전함 혹은 철학적 딜레마를 날카롭게 비판하기 위해 밀페된 상자 속에 고양이를 넣고 방사능물질이 담긴 유리병을 함께 넣어두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하는 실험을 하게 된다. 방사능물질이 담긴 유리병은 1시간 내로 붕괴될 수도 있고 붕괴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 50% 확률로 고양이는 살았는지 죽었는지 판가름이 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상자를 열어보기 전에는 결과를 알 수가 없다. 대충 이런 내용이다. 실제로 이 실험은 진행된 바 없고 리론적 실험이고 가설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실험은 우리들의 기존 인식의 틀을 변화시켰고 현상을 넘어 본질에 한걸음 다가가도록 부채질해주었다.

현청화는 바로 이와 같은 슈뢰딩거의 상자로부터 우리들 일상의 불확실성을 투시해보고자 했던 것이다. 현청화의 수필에서는 슈뢰딩거의 상자가 등장하지 않으며 제목 자체가 일종의 상징성을 띠고 있다. 즉 우리들이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삶의 무게>에 앵글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생활 속에서는 50%라는 정확한 확률이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바로 그런 불확실성이 사람들에게 공포를 가져다주기도 하고 희망을 가져다주기도 하는 것이다. 그 것을 현청화는 포착을 한 것이다.

생활에서 맞닥뜨리는 사물이나 현상으로부터 자신의 감수를 적어내려가는 수필에서 이와 같은 엉뚱발랄한 소재를 수필로 풀어갔다는 의미를 넘어 현청화의 이번 수필은 우리들에게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물론 수치로 계산되는 일이 아니고 인생에는 정답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념두에 둔다면 슈뢰딩거의 상자는 우리들에게 더욱 큰 의미를 상징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수필은 사색의 여지를 매우 넉넉하게 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