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박스(盲盒)를 살짝 흔들어 무게를 가늠해보고 손으로 조심스럽게 눌러본다. 박스 안의 내용물을 추측하며 하나를 고른 대학생 서우희(胥雨曦)는 “한정판을 뽑으면 기분이 정말 좋고 뿌듯하다.”고 말한다. 그에게 있어 주말마다 ‘굿즈(周边)숍’을 찾아 블라인드 박스를 열어보는 일은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작은 즐거움’이다.
‘행복’을 위한 소비는 일부 젊은이들의 일상이 되였다. 사무실 책상을 장식한 아트토이(艺术玩具) 블라인드 박스와 애니메이션 피규어(公仔), 고민 상담과 위로 써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쇼핑몰 등은 젊은이들의 정서를 어루만지며 소소한 기쁨을 주고 있다.
이렇게 심리적 체험을 중시하고 즐거움과 자기만족을 목적으로 상품이나 써비스를 구매하는 행위를 ‘감성 소비’라고 한다. 중국소비자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정서적 해소는 젊은이들의 소비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중경시 유중구 해방비 상권에 위치한 S95초차원쎈터 쇼핑몰. 여러 대형 ‘굿즈숍’에 진렬된 각양각색의 굿즈가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는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이차원 의상을 입고 각자의 ‘굿즈 쇼핑’ 심득을 교류한다.
중경공상대학 대학생심리건강교육상담쎈터 심리상담사 시수매(施秀梅)는 생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젊은이들은 소비를 통해 얻는 감정적 공감 및 자기가치 표현에 관심을 더 많이 기울이고 있다며 ‘감성 소비’ 역시 이들에게 심리적 위안을 주는 하나의 출구가 됐다고 짚었다.
“우리는 지적재산권(IP)화 특색제품은 물론 소비자들이 화장을 하고 촬영할 수 있는 전용 공간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오프라인 커뮤니티 상호작용 활동도 펼치고 있다.” S95초차원쎈터 사장 겸 제품책임자 진흠(陈鑫)은 음력설 기간 S95초차원쎈터의 하루 최대 방문객수가 6만 5,000명(연인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더 희귀하고 더 정교하며 더 유명한 IP 굿즈일수록 인기가 많다.”
강소성 남경시에 거주하는 ‘00후’ 소호(小胡)는 아이돌이나 애니메이션 이미지가 인쇄된 ‘포토카드’ 수집광이다. 그는 “수집한 카드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피로가 풀린다.”고 말했다.
몬스터 트라이브(怪兽部落) 공동 창립자 양정봉(杨征蓬)은 “‘감성 소비’ 열풍은 자신의 감정을 과감히 직시하고 표현하며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의 뚜렷한 경향을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서남지역에서 몬스터 트라이브는 도시 청년들의 생활방식 향상에 초점을 맞춘 커뮤니티 플래트홈으로 소비자들이 심신건강을 개선하고 사회적 관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커뮤니티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우리 나라 소비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커뮤니티는 ‘감성 소비’의 핵심 요소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감성 가치를 창출한다.” 양정봉은 몬스터 트라이브가 차별화된 행사 콘텐츠를 통해 젊은이들을 위한 감성 가치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며 매달 약 500회의 행사를 개최하는데 수만명의 젊은이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시맨앤드웨이크필드(戴德梁行) 중경회사 상업부 책임자 당정예(唐正艺)는 “‘감성 소비’가 젊은이들의 소비 습관을 재편할 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새로운 씨나리오와 신업종을 탄생시키고 있다.”면서 “‘감성 소비’로 인해 기존의 쇼핑쎈터나 백화점과 차별화된 체험 공간 조성에 중점을 둔 새로운 상업 플래트홈이 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경 몰입형 인터랙티브 레스토랑(互动沉浸式餐厅)인 룡봉정상·희연(龙凤呈祥·禧筵)에서는 공연자들이 몽환적인 무대에서 춤을 추고 관광객들이 그 아래에서 공연을 감상하며 식사를 즐긴다.
“공연이 끝나면 손님들은 옷을 갈아입고 공연자와 직접 소통할 수도 있다.” 레스토랑의 공동 운영자인 반선(盤璇)은 이러한 몰입형 문화 체험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문화에 대한 젊은이들의 탐구 욕구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미래 문화관광산업의 발전 방향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제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기술 등으로 무장한 ‘감성 소비’가 몰입감과 문화적 색채를 발판 삼아 발전을 꾀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화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