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수기
“선생님은 왜 교사직업을 선택했나요?”
심양시조선족제1중학교 민춘선
교원수기, 이 단어를 보는 순간 뭔가가 마음 속에서 꿈틀하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런 격식의 제한이 없이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필이 움직여진다.
교사로 있었던 세월이 어언간 23년!
이 23년간 하루하루 나랑 함께 했던 모든 학생들한테 감사함이 올라오는 지금이다.
지난해에 한 아이가 물었다.
“선생님, 선생님은 왜 교사직업을 선택했나요?”
그때 나는 즉시에 답을 하지 못했다. 내가 왜 교사를 선택하고 이 직업에 저도 모르게 몰입을 했을가?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전에 나는 지난 23년간 내 걸어온 길을 생각해보게 되였다.
눈길, 그리고 련결. 이 두 단어가 떠오른다! 이게 가장 중요한 팩트였다.
눈길련결이 없는, 사유련결이 없는 수업은 고립되고 무미건조한 수업에 불과하다.
정서련결이 없는, 마음과 마음의 공명이 없는 반급관리는 그냥 고양이와 쥐의 관계에 불과하다.
이런 수업, 이런 반급관리는 행복은 커녕 스트레스일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교단은 나에게 나의 학생들과 매 40분의 수업시간을 함께 즐길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었다. 이 무대에서 난 우리 수업의 CEO가 된 기분을 만끽하게 되였다. 교단 우에서 학생들이 보내주는 하나하나의 눈길들, 한마디한마디의 대답들, 거기다 각이부동하면서도 하나같이 영특한 표정들을 보고 듣고 느끼면서 난 그냥 행복했었다. 감사했다. 그 순간이!
물론 매 사람마다 마음 속에 간디와 히틀러가 있다고 하듯이 수업흐름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도 당연히 있었다. 그럼 또 어때, 그럴수도 있지! 도전이라 생각하고 그 순간에 집중하면서 나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전달했다. 진심은 통한다. 난 시종 이걸 믿고 있었던거였다.
애들은 언제나 령성이 존재하는 영재임이 틀림없다.
나의 느낌, 나의 마음을 애들에게 오픈하고 나의 바램, 나의 경계를 평온하게 전달하니 애들도 마음을 열어주었다. 어떤 아이든 모두 그들 자신만의 이야기가 존재함을 인정하면서 그들의 즐거움, 괴로움, 기쁨, 실망 등등을 들어주고 기다려주고 공감해주니 기적이 일어났다. 그들의 신발을 신고 그들이 겪고 있는 걸 내가 걸어가보니 진정 리해가 되였다. 진정한 공감과 경청과 기다림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의 마음의 문을 열고 우리들의 이야기를 엮어갔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즐거운 하루하루,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대학등록을 하면서 절대 교사는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던 나였다. 그런데 지금은 23년 전 교사직을 선택했던 내 자신에게 오히려 감사함이 스며든다. 어쩌면 이렇게도 내 적성에 맞는 일을 선택했을가 싶다. 나에게 무한한 정서적 가치를 선물해준 내 학생들, 다른 곳으로 흘러가지 않고 교사직업에 뿌리박은 내 자신, 이게 내 숙명이라 생각한다.
다음 생에 또 직업을 선택하라 해도, 나는 주저없이 교사직업을 선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