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동방의 하와이로 불리는 남오도를 찾아
发布时间:25-03-18 07:57  发布人:金昌永    关键词:   

수필

동방의 하와이로 불리는 남오도를 찾아

(광동) 김금단

여름의 끝자락인 아열대의 11월은 에어컨을 켜지 않고 밤잠을 잘 수 있는 덥지도 춥지도 않은 20~30도의 날씨로 려행하기에 딱 좋은 날씨이다. 주말이면 자연으로 돌아가 순수하고 아름다운 자연과의 교감 속에서 신비로움과 황홀감을 만끽하며 행복한 시간에 빠져든다. 일 년 12개월중 제일 좋은 황금의 계절이고 랑만의 계절인 11월의 주말을 리용하여 동방의 하와이로 불리는 남오도南澳岛를 친구와 함께 다녀오기로 하였다. 남오도는 광동성 산두시에 위치한 섬으로 아름다운 바다와 바다를 둘러싼 96km의 해안선을 갖고 있으며 태양이 등을 돌린다는 왕훙지인 북회귀선 광장이 있다. 섬으로 통하는 유일한 길은 9,341m의 남오대교이다.

저녁에 캐리어에 넣을 갈아입을 옷을 준비하면서 약간 흥분한 탓인지 아니면 점심에 주문했던 커피 탓인지 밤잠을 설치다가 아침을 맞이했다. 따뜻한 커피, 과일과 차안에서 먹을 아침을 준비하고 출발했다. 막히지 않는 앞이 확 트인 4차선 고속도로를 달린다는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진다. 친구와 알콩달콩 일상을 나누며 차안을 이야기꽃으로 피워간다.

혜래 휴게소를 거쳐 출발해서 네 시간 반 만에 드디어 바라고 바라던 남오대교에 들어섰다. 파란 쪽빛 하늘과 송이송이 흘러가는 흰 구름 아래로 멀리 이어지는 남오대교를 바라보니 마치 한 마리의 룡이 바다 우에서 꿈틀거리는 것을 느끼며 저렇게 한폭의 수채화 같은 신비로운 바다 우를 운전하면서 달린다고 생각하니 더없이 흥분되고 설렌다. 차창 옆으로 출렁이는 파도가 마치 나보고 이쁘게 보아달라고 애교를 부리며 칭얼대는 것만 같다. 마음 같아서는 그 자리에 머물렀으면 좋겠건만 도로 규칙위반이라 차속도를 점점 늦추어 천천히 달린다. 남오대교라는 네 글자며 부채살처럼 아래로 이어진 아름다운 기하도형의 선이 멀리서부터 보이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머리 우로 지나간다. 바다 대교를 달릴 기회가 인생에 얼마 안 된다는 생각에 순간순간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지며 눈앞의 풍경들을 만끽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움에 취해, 기쁨에 취해, 행복에 취해서 달리다 보니 얼마 안 되여 바로 남오대교를 빠져나왔다.

   도로 오른 편 등탑의 빨간 색상이 유표하게 안겨온다. 바다를 생계로 유지하고 있는 어민들에게 있어서 등탑은 어둠을 안내하는 한줄기 빛과 같은 등대이리라. 등탑을 마주 향해 나의 흔적을 남겼던 지나온 기다란 남오대교를 되돌아보았다. 누군가의 따뜻한 시선이 다가올 것 같고 두 팔을 벌려 따뜻하게 맞이하고 싶은 시간이다.

섬을 따라 도로가 이어진다. 왼편은 산이고 오른편은 일망무제한 바다이다. 진한 연분홍 삼각매가 나무에서 길게 드리운 채로 바람에 한들거리며 보는 이의 눈을 유혹하면서 시샘에 빠지게 한다. 부평초 같은 인생살이에 비해 한 곳에서 생을 불태우는 꽃들을 바라보며 주어진 모든 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하는 삶이 아름다운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을 멀리 바라보면 바다와 하늘이 수평선에서 서로 이어져 하나가 되여 어디가 바다이고 어디가 하늘인지 분간할 수 없어 보는 사람을 미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산등성이의 바람에 따라 돌고 돌며 발전하는 풍차 또한 멋지다. 아무리 멋진 풍차도 바람이 없이는 돌아갈 수 없듯 인간관계는 서로 의존하는 관계로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할 때만이 서로가 원하는 결과로 이루게 함을 느낀다. 새로운 멋진 경치가 나타나는 곳에는 늘 사람들이 몰려 난리다. 우리도 그 벅적이는 환희의 대오에 끼여들어 순간순간의 추억을 남겼다. 여유롭고 웃음꽃이 핀 얼굴들을 바라보면서 행복이란 상대에게 자신의 시간을 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남해만의 부드러운 모래가 발에 닿는 촉감이 좋아 맨발로 그냥 정처없이 걷고 싶어진다. 부드러운 모래를 사뿐히 사려 밟으면서 걷고 걷는 순간 말없이 부드럽게 살라는 자연의 가르침을 느낀다. “미소를 짓지 않으려면 가게 문을 열지 말라”고 직업상 모든 상대에게 언제나 미소를 지어야 했고 부드러워야만 했다. 웅심깊은 바다 속으로부터 몰려나오는 집채같은 파도가 귀청을 때리며 기쁨을 싣고 왔다가 세속에 물든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하며 돌아간다.

후재진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으려고 해물집으로 향했다. 친구는 모처럼 멀리에서 먼 바다가에 왔는데 맛있는 해산물을 사주겠다면서 새우와 꽃고등, 농어찜, 비빔밥을 시켰다. 생각보다 비싼 값이 나왔다. 살아있는 자연산 해물이라 농어찜이 입에 들어가는 순간 사르르 녹는 느낌이다. 남오도의 맛있는 해산물을 먹으니 기운이 나는 것 같았다.

그 다음 목적지는 청해만 옆의 북회귀선 광장에 있는 중문 “문门”의 모양을 본떠서 만든 “자연의 문(自然之门)”인 일명 북회귀선 표지 탑이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중문 “문”자의 점은 철로 된 원형 모양의 뽈이다. 짧은 팔 길이는 3.21m로 춘분인 3월 21일을 뜻하고, 긴 팔 길이는 6.22m로 하지인 6월 22일을 뜻하며, 높이는 12.22m로 동지인 12월 22일을 뜻한다. 매년 하지날 12시에 태양이 북회귀선을 직사할 때 뽈 아래에 서면 그림자를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왕훙지가 갖고 있는 재미있는 지리 지식이다.

뽈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높이를 조절하여 손바닥으로 또는 식지 손가락으로 뽈을 떠받치는 자세를 취하며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생각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원하는 사진이 나오지 않으면 하하, 호호 함께 웃으면서 사진을 찍고 그 효과를 확인하는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너무나도 즐거운 시간이다. 몇 년 전 사진 찍기를 싫어하던 데로부터 점차 한 장, 두 장씩 찍으면서 지금에는 하나의 풍경을 두고도 몇십 번의 사진을 찍을 만큼 우리는 어느덧 자연과의 접촉시간을 마음의 탕개를 늦추고 즐기며 새 충전을 하기 위한 시간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너무 즐거워 떠나기 아쉬웠지만 뒤를 다시 돌아보면서 해천만으로 출발하였다.

해천만에 도착하였을 때는 이미 저녁 다섯시 반이라 날씨가 조금은 어둑시그레해지기 시작하였다. “이생을 저버리지 말라(不负此生)”라는 표지판의 문구를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해나면서 내가 오늘 이렇게 에덴동산과도 같은 절경의 자연을 누리면서 행복에 젖을 수 있음에 감사했고 먼 거리를 함께 해준 친구가 고마웠고 힘들어할 때 옆에서 삶을 응원해주는 목소리들이 있어 고마웠고 삶의 절정에서 한떨기의 꽃으로 필 수 있음에 감사했다. 가끔은 따분하고 무료한 일상이여도 남은 인생의 하루하루를 후회없이 웃으면서 즐기면서 살아야 함을 느꼈다.

거리가 멀어서 당일로 돌아오기는 피곤하고 빠듯한 시간이라 호텔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맥주로 밤을 즐기며 하루밤을 묵고 이튿날 아침 다시 이곳을 찾았을 때는 이미 젊은 청춘남녀들이 북회귀선 네글자 앞에서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기다리는 데 시간이 걸리기에 친구는 그냥 가자고 한다. 어렵게 한번 왔는데 어쩌면 이번 걸음이 생애 단 한 번의 걸음이 될지도 모르기에 기다려서 찍고 가야지 않겠느냐고 차례를 기다렸다.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와 머리칼이 심하게 날렸지만 생각대로 센스있는 기념으로 남길만한 북회귀선 네글자를 배경으로 앉아서도 찍고 서서도 찍은 사진들이 나왔다.

이어서 바다를 따라 섬을 계속하여 끝까지 한 바퀴 천천히 돌았다. 어민들이 굴을 기르면서 바다 우에 달아놓은 채색 띠들이 마치 “환영합니다. 잘 가세요”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남오대교 다리 입구 옆에 위치한 커피점에서 “남오” 두 글자가 들어간 이쁜 컵의 커피를 마시고 차를 돌렸다.

1박2일의 남오도 려행을 통해 행복이란 두발로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임을 느꼈다. 남오대교를 설레는 마음으로 달리던 풍경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새로운 풍경을 찾아 하나 또 하나의 새로운 삶의 려정을 달리면서 행복을 찾아 나서야겠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