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고향, 너무나 무거운 이름(외1수)
发布时间:24-03-19 09:32  发布人:金昌永    关键词:   

고향, 너무나 무거운 이름(외1수)

               (장백)김승광

 

더 푸르러 질 수 없는 산

더 넓어질 수 없는 강

더 높아질 수 없는 하늘

더 커질 수 없는 땅

 

욕망은 우쩍우쩍

하늘끝까지 치닫는데

고루한 전설은

수천년 불러온 옛가락마냥

늘 변함이 없었다

 

그런 산의 정기를 몸에 감고

그런 강물을 마시며

그런 하늘 등에 지고

그런 땅을 파먹으며

아버지, 어머니 평생을 살다 가셨다

그들은 바깥세상을 꿈 꾸어나 보았을가

 

정처없이 세상을 두루 밟다

지친 령혼 이끌고 고향을 찾았을 때

나는 분명 보았다

뻐드렁이 드러내며 환히 웃으시던 아버지의 얼굴과

눈가에 반짝이던 어머니의 눈물을

 

고향은 정녕

평생동안 내 몸을 옭아맨 쇠사슬이였던가

아니면 지친 령혼 잠재우는  

포근한 엄마품이였던가

 

홀로 지고 가기에는

너무나 무거운 이름

나는 아예 머리 숙이고 이 땅에서

말없이 조용히 살기로 작심했다

 

그런 산의 정기를 몸에 감고

그런 강물을 마시며

그런 하늘 등에 지고

그런 땅을 파먹으며

 

 

압록강3

 

멀리 가는 길은

친구가 있어야 제격이겠지만

너는 작심하고 기어이

외길만을 고집했다

 

꿈은 언제부터 키워왔더냐

청아한 노래소리 발목을 잡고

활짝 핀 꽃들이 반겨맞아도

두주먹 불끈 쥐고 내처 달려만 간다

 

바다, 갈매기, 돛배, 련락선

모든 강들의 꿈이 모인 잔치마당에

너는 괴나리보짐 풀고 주저함도 없이

첨벙첨벙 물 속에 뛰여들었다

 

온 세상의 죽림호한들이 모여

장끼를 겨루는 활무대

거기가 바로 너의 꿈이였고

너의 우주였을테지

 

물이 넘치면 배도 뜨려니

세기의 태양은 거기서 떠오르리

너는 거기서 흰 두루마기 펄럭이며

기꺼이 싱싱한 아침을 맞이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