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 단동에서
发布时间:23-10-26 04:19  发布人:金昌永    关键词:   

수필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 단동에서

(봉성)장문철

아침부터 매미소리 요란하다. 련 며칠째 비가 내리더니 신기하게 맑은 날씨다. 오늘은 료녕성조선족문학회 수필쓰는모임멤버들이 단동에서 회동하는 날이다.

나는 봉성에서 심양의 멤버들이 타고오는 고속렬차에 올라 합류를 했다. 서로 인사말을 주고받는 사이 렬차는 어느덧 단동역에 도착했다. 최철 박사와 리초선 시인이 이미 출구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역전 앞에서 최철 박사가 준비한 “2023년 여름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 단동에서 만남”이란 문구가 씌여진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먼저 압록강반에 위치한 지원군공원에 이르렀다. 세월이 흐르고 강산이 변해도 오늘의 평화를 위해 피를 흘린 선렬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일행은 지원군용사들이 압록강을 건느는 예술조각상 앞에서 경건히 묵례를 하고 그 한단락의 력사가 숨쉬고 있는 공원 안을 둘러보았다.

압록강은 어제도 오늘도 흐르고 또 흐른다. 70년전의 강물도 지금과 같았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니 압록강이 곧 유서깊은 력사처럼 안겨온다. 하늘은 맑고 푸르다. 푸른 하늘에 흰구름이 둥둥 떠다니고 알맞춤하게 늘어선 은행나무와 백양나무 아래엔 푸른 주단을 펼친듯 잔디가 깔렸다. 남녀로소들이 삼삼오오 그늘진 숲속을 찾아 자기네들의 오락을 즐기고 청춘남녀들은 조용하고 으슥한 곳에서 사랑을 속삭인다. 우리의 녀성멤버들도 아름다운 경치에 매료되여 젊은이들마냥 담소하기도 하고 멋진 포즈를 취하며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기도 하면서 잠시 무아의 지경에 빠졌다. 나중엔 흥에 겨워 덩실덩실 춤까지 추었다.

우리는 아쉬운대로 다음 장소로 발길을 옮겨야 했다. 공원을 나와 쌍룡산풍경구로 향했다. 강변도로를 따라 압록강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호산장성을 지나 좌쪽으로 굽어들어 30여 킬로를 달려 드디어 목적지에 닿았다.

단동시 쌍룡산자연풍경구는 관전만족자치현에 속하며 개방식풍경구이다. 유람객들은 여기서 자연경치를 흔상할 수 있고 야영도 체험할 수 있으며 우등불 모임도 가질 수 있다. 우리가 자리한 곳은 산과 물을 끼고 있어 경치가 대단히 매혹적이였다. 간이집 몇 채와 여기 저기 몇 개의 텐트들이 널려있는 모습이 어딘가 조촐한 듯싶으나 공기 좋고 물 좋은 열린 공간이라 우리들에게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을 주기에 충분했다.

우리는 사면이 열린 텐트와 간이 탁자와 의자를 빌려 회의장을 꾸몄다. 플래카드도 걸어놓고 상과 의자를 배렬해놓으니 누구 말마따나 전쟁터의 간이지휘소를 방불케 했다. 대신 통풍이 잘 되니 선선하여 좋았다. 비록 굴착기의 우르릉거리는 소음이 시끄럽기는 했으나 들끓는 문학열기를 방애하지는 못했다.

문학토론은 멤버들이 준비한 신작을 선보이고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수필분과 주임인 서정순 수필가가 사회를 맡았다. 첫 순서는 리초선 시인의 시를 감상하는 차례였다. 리초선 시인은 근작시 8수를 선보였다. 리초선 시인은 시를 쓰게 된 동기와 시구가 내포하는 자기의 생각을 자상하게 설명했으며 멤버들의 질의에 답을 주었다. 시험의 장이 아니라 토론의 장, 교류의 장, 배움의 장이여서 누구나 수시로 질문할 수 있고 또 누구나 자기의 견해와 주장을 내놓고 토론할 수 있었다.

다음 토론은 수필 차례였다. 황혜영 수필가의 《바다의 숨결》, 김정식 수필가의《참으로 복이 많으십니다》, 문운룡 수필가의《황토고원이 황토색이 아니더라》, 서정순 수필가의《단동으로 달리는 마음》, 김춘련 수필가의 《미술 콤플랙스(외 2편)》을 차례로 발표하고 교류를 진행했다. 교류에서 멤버들은 수필 작품에 대해 심도있는 토론을 진행했으며 동시에 현대 수필의 소재와 주제, 글의 구성, 표현기법 등에 대한 심도있는 론의를 펼쳤다. 토론에서 많은 좋은 의견들을 내놓았는바 우리의 시야를 넓히고 과거보다 현실을 멀리보다 가까운 것에 착안하며 앞으로 수필창작에서 극복해야 할 것과 발양해야 할 데 대한 방향성문제들을 제출했다. 토론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신작들을 하나하나 발표하고 토론하다보니 계획한 시간이 너무나 모자랐다. 시간상 관계로 최철 박사의 시와 시읽기《황진이의 청산(青山)과 록수(绿水) 그리고 님》은 아쉽게도 다음 기회에 미루기로 했다.

우리는 리초선시인이 알심들여 준비한 오찬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오랜만에 야외에서 먹는지라 산해진미가 따로 없었다. 어느 음식부터 먹을지 몰랐고 어느 음식이나 입맛 당기지 않는 것이 없었다.

일행은 술과 밥으로 융숭한 대접을 잘 받고 곧장 강으로 내려갔다. 이 경치 좋은 곳에 와서 자연의 정취에 취해보지 않으면 그것 또한 유감이 아닐 수 없었다. 강은 이번 장마에 물이 불어 자못 출렁이였고 물소리 또한 요란스러웠다. 오염이 없는 골짜기 물이라 깨끗하고 투명하고 시원해 물 속에 뛰여들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쌍룡산은 산은 청산이요 물은 록수였다. 과연 자연이 내린 훌륭한 피서지며 놀이터며 캠핑지였다.

리초선 시인은 시에서 50초반인 자신를 다섯시 반이라고 했다. 시를 모르지만 아주 생동한 비유인 것 같았다. 다섯시 반이면 어떻고 여섯시 반이면 어떠랴. 마음이 젊으면 인생은 늙지 않는다. 점심을 맛있게 들어선지 환경이 좋아선지 아니면 심리상태가 좋아선지 모두가 혈기가 왕성하고 나이보다 젊어보였다. 녀성멤버들은 아예 신발을 벗고 발을 물에 잠갔다. 나는 서툰 솜씨로 선녀처럼 아릿다운 그들을 향해 스마트폰을 최대한 활용을 했다. 찰칵 찰칵 하는 것도 멋이였다.

나이에 상관없이 즐거우면 만세다. 정신없이 놀다보니 오후 3시가 눈깜짝할 사이였다. 우리의 선녀들 아직 흥이 식지 않았는데 돌아갈 때가 되였다. 그들은 열정, 용기, 감성, 집념 모든 면이 뛰여났다. 누구도 못 말리는 놀기도 잘하면서 글도 잘 쓰는 팔방미인들이였다.

우리의 차가 쉬지 않고 직방 단동텔레비죤방송국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4시가 좀 넘어서였다. 최박사의 안내로 조선어프로그램역제부를 방문해 조선어프로그램의 발전상황을 료해했다. 중국조선족에 대한 프로시간이 언어와 생활을 포함한 매일 4시간 30분 동안이라고 한다. 우리 말 프로그램이 이렇게 많은 시간을 차지한다니 상상밖이였다.

오늘 문학교류회가 원만했다면 최박사와 리초선 시인 두 분의 아낌없는 지원과 신고와 갈라놓을 수 없다.

오늘 나로 말하면 소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인과 수필가들에게서 글을 배웠고 인격을 배웠다. 젊은 일대들은 물론이고 우리 젊지 않은 일대들은 더욱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