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와 재치, 공감이 있는 글 쓰고 싶다…”
发布时间:23-01-10 01:15  发布人:金昌永    关键词: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의 주련화(43세)는 늘 타인의 말을 겸허히 경청하는 편이다. 하지만 작품은 “시각이 예리하고 번뜩이는 데가 있다”는 평가이다.

2022년 연변작가협회 청년작가상 응모작으로 제출한 단편소설 <날개달린 신발>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방황과 고독과 아픔을  그린 작품이다.

“반지하에서 사는 청년이 있습니다. 창문이 지상으로 한뽐쯤 올라와있다보니 본의 아니게 신발들이 창문에서 날아다니는 광경을 자주 목격하죠. 희망, 기쁨, 그리움, 기다림, 그리고 죽음… 삶의 다양함을 반지하 창문이라는 시야를 통해 들여다보는 과정을 그린 글입니다.”

몇년 전 북경에 갔다가 전문 임대를 주기 위해 지은 건물을 보았다. 복도 하나를 사이두고 문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광경을 보고 주련화는 충격을 먹었다고 했다. 거기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꿈을 이루려고 왔을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였고 그 후로 북경을 배경으로 한 여러 작품을 창작하기 시작, 이 작품도 그 계렬작이다.

“신발은 한 사람의 삶의 축소판이기도 합니다. 남의 이야기인 것 같지만 또 내 이야기이기도 하죠. 사람이 사는 이야기는 서로 똑같으면서도 서로 다릅니다. 구멍이 많고 너덜너덜한 세상이지만 그래도 그 구멍들을 깁으려고 노력하는 따스한 사람들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주인공이 반지하의 창문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신발을 통해 인간의 삶을 조명하고자 한 발상이 창의적이고 기발하여 빈센트 고흐의 <구두>를 상기하게 한다. 특히 친척도 친구도 아닌 낮에 한번 찾아왔던 배달기사에게 병원동행의 부탁을 한다는 결말이 참담한 생존적 아픔이라는 주제를 극대화시켰다는 점이 크게 주목을 받았다”고 평가하면서 “다만 신발로 보여지는 신발 주인의 삶을 그려내는 것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동상에 머문 리유를 밝혔다.

주련화의 나이도 이제는 마흔 중반에 접어들면서 제3회 청년작가상이 마지막 도전인 셈이였다. 다음 기에는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일념으로 참가했던 그녀에게 수상의 기쁨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주련화의 작가꿈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였다. 흑룡강성의 녕안에서 나서 자란 그녀의 어린 시절에 읽을 수 있는 조선어 도서는 말수 적은 그녀의 친구만큼이나 드물었지만 닥치는대로 읽으면서 어렴풋이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20년 전 인터넷에서 오직 재미로만 글을 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생계에 치우치다 보니 다 잊고 지냈었는데 그때 같이 글을 쓰던 친구들이 불러줘서 2019년부터 다시 글을 쓰게 되였어요.”

그렇게 ‘11번가’인터넷문학동아리와 함께 하게 된 주련화는 문학동아리 맴버들이 자신의 멘토라고 하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두 아이를 둔 워킹맘이지만 짬짬이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때로는 달달한 행복이 되여주고 때로는 쓰디쓴 자극제가 되여준 글쟁이 친구들의 덕분이라고 했다.

“창작은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걸음씩 다가가는 과정입니다. 그것이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꿈이기에 견지할 수 있었습니다.”

모임에서 경청하는데 더욱 익숙한 주련화는 마음이 동하는 사연이 있으면 자신의 글로 만들어본다. 자신이 주인공이 되여 사건을 전개하거나 글속의 주인공과 대화를 시도하면서 써내려간다. 그녀의 작품은 대부분 소설이며, 작품을 통해 현실생활에서 낼 수 없었던 목소리를 내려는 시도를 많이 한다. 그래서 어두운 글이 많고 글이 서늘하다는 평가를 많이 듣는 편이라고 했다. 다음에는 밝은 글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밝혔지만, 주련화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늘‘다음 작품’이다. 원래보다 더 나은 작품을 쓰고싶다는 욕심이 항상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만의 색갈이 있는 작품을 써내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이 굉장히 길다. 하지만 그 과정을 인내하고 나면 마음에 드는 작품이 탄생한다고 했다.

주련화의 소설은 모두 번뜩이는 무엇인가를 가졌지만 완성도 면에서 약간 아쉽다는 평가를 받을 때가 있다. 이를 두고 그녀는 “주제를 정할 때 왜 이 글을 쓰는지, 무엇을 보여주려고 했는지 생각을 충분히 하지 않고” 약간은 즉흥적으로 써내려가는 습관때문이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마음으로 듣고 마음으로 글을 써야 독자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작품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저부터 가볍게 스치고 지나간다면 저의 작품을 공감해주고 감동받을 사람이 없겠죠. 진심만이 진심을 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무게감 있는 주제를 발굴해서 재치, 그리고 공감이 있는 글을 쓰고 싶어요.” 연변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