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나에게는 꿈이 있었다. 10년후 나는 꿈 속에서 다시 10년 전을 그리워하고 있다.
2011년 초여름밤, 나와 친구는 학교 운동장을 걷고 있었다. 좋아하는 노래소리가 흘러나오고 교실의 불빛만이 까만 밤을 비추고 있었다. 언제와 같이 웃음소리는 끊이지 않았고 언제와 같이 잔잔한 고민거리도 끊이지 않았다. 빨리 졸업하고 싶었다. 졸업만 하면 이 환경 속에서 벗어나 날개를 활활 펼치며 내가 원하는 걸 꼭 이루어낼 거야. 나는 이미 어른이야. 밤공기가 불어온다. 풀향기를 싣고 불어온다. 아직 쌀쌀한 바람이지만 이제 곧 따스해지겠지…
2012년 가을, 모든 게 새로웠다. 모든 게 낯설지만 그저 좋았다. 아침공기와 햇살마저. 드디어 졸업이다. 손꼽아 기다린 이 날을 맞이하다니. 시간은 나를 새로운 곳으로 데려다 주었다. 시간은 또다시 나를 어디로 데려다 줄가?
그리고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돌이켜보면 참 많은 일들이 생겼다. 돌이켜보면 고중 때가 가장 그립다. 3년이란 기간을 한마디로 표현하기에는 어렵지만 방황과 상실의 시기였다. 그래도 여린 마음 하나로 열정이 있고 희망으로 가득찬 세상이였다.
그 때 그 시절, 아련하지만 아름답다. 가진 게 아무것도 없지만 화려하다. 손닿을 수 없지만 돌아가고 싶다. 어쩌면 그것은 아련했기 때문에 아름다울지도,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기에 화려할지도, 손 닿을 수 없기에 돌아가고 싶을지도 모른다.
영원히 함께 하자는 약속은 못지켰지만 우리 그 시절은 영원히 그 자리에 숨쉬고 있는 걸. 현재는 못 느끼지만 ‘과거’가 되서 아름답게 비추어지는 것이 있다. 나는 그것을 추억이라 부르기로 했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런 말을 했다. “돈도 중요하고 일도 중요하지만, 진심으로 별을 바라보거나 기타소리에 미친듯이 끌려가거나 하는 시기란 인생에서 극히 잠간 밖에 없으며 그것은 아주 좋은 것이다.” 부디 기록하라고 말하고 싶다. 사진이든 글이든 무엇이든 좋다. 창밖의 같은 풍경을 보았을 때 지금의 나와 10년후의 내가 하는 생각은 과연 같을가?
시간은 많은 것을 쌓아놓았지만 많은 것을 잃게 해주었다. 시간은 플러스가 되여 많은 기억을 쌓아놓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이너스가 되여 그만큼 소중한 무언가를 잃게 해주었다.
변화 속에서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심장은 뛰고 피는 흐르고 있다. 부디 목적을 향해 꿈을 이루길 바란다.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