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평. 려행 그 맛과 멋의 향연을 찾아서
发布时间:22-06-24 08:31  发布人:金昌永    关键词:   

단평

려행 그 맛과 멋의 향연을 찾아서

ㅡ 김성철 기행수필에 젖어보다

한영남

글쟁이들은 흔히 어딘가를 관광하고나면 그 견문을 꼭 글로 적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갔고 세상사람들한테도 익히 알려진 명소라고 해도 그런 충동은 결코 덜어지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 문단에는 드물게 기행수필만을 고집하는 글쟁이도 있다. 그는 굳이 관광명소가 아니라 하더라도 자기가 즐기는 등산길을 적기도 하고 산책길에서의 느낌마저도 놓치지 않고 기행수필로 만드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아니, 그것은 재주라고 일축하기보다는 글쟁이로서의 어떤 집념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할지도 모른다.

오늘 우리가 만나는 김성철선생의 기행수필은 봄의 도시라 불리우는 곤명을 성소재지로 둔 운남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수필은 지리를 배운 사람이라면 너나없이 익히 알만한 샹그릴라와 려강, 대리의 이해 및 시솽반나 같은 명소들은 일단 스쳐버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다소 생소한 교자산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수필은 활동사진처럼 경물소개에 그친 것이 아니라 극사실주의를 방불케하는 디테일한 묘사를 진행하면서 사뭇 차분한 어투로 가이드보다 훨씬 친근하게 현장생방송을 해주고 있다. 그리하여 독자들은 이 기행수필을 읽으면서 마치 자신도 같이 려행을 떠난 기분이 들게 되면서 때로는 흥분하고 때로는 조마조마하고 때로는 감탄하고 때로는 안도의 숨을 내쉬기도 하면서 마냥 수필과 함께 호흡을 같이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수필은 산 아래 현지인들의 풍토인정까지 그려보이면서 단순한 경물이 아닌, 인간냄새가 나는 세상을 펼쳐보이고 있다는데서, 또 김소월이나 리백의 시로 문학적인 품위를 높임으로써 일반 기행수필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풍경선을 연출하고 있다.

요즘 들어 기행수필만을 고집하는 김성철선생의 붓기행이 또 어떤 경이로움을 창출해낼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