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평. 번뜩이는 시어조합이 시꽃으로 피여
发布时间:22-06-10 09:57  发布人:金昌永    关键词:   

단평

번뜩이는 시어조합이 시꽃으로 피여

ㅡ 심용숙시인의 근작시와 나눈 대화

한영남

시는 시적사유에서 비롯되고 시적사유는 시적언어로 완성된다. 아무렇지도 않는 내용도 이 시적언어로 담금질이 되고 거기에서 시적사유가 빛을 발하는 순간 시로 완성이 되는 것이다.

시 <봄소리>에서 시인은 봄이 오면 노란꽃이 핀다는 의미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삼월의 들녘이 지도로 펼쳐지면/드디여 민들레가 노랗게 웃었지> 얼마나 깔끔한가. 깔끔하면서도 보여줄 것은 다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삼월이면 물이 풀려흐르면서 빨래도 하게 된다. 그런데 노란 민들레를 보는 순간 노란꽃을 피우는 호박넝쿨을 시인은 잠간 상상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호박이 잘 익으면 이제 호박죽, 호박전, 호박엿 등을 만들어먹을 상상도 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시인은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그래서 시인은 우리들에게 맛있는 것을 만들어주는 어머니를 떠올리게 되고 드디여 노란꽃은 엄마꽃으로 화해버리는 것이다.

시 <한 떨기 꽃으로 피고 싶어>는 다분히 시적인 제목에 편승하여 시작부터 툭툭 시어들을 던져주고 있다. 꽃이 피려면 흙이 있어야 하고 씨를 뿌려야 하고 그것이 자라서 성숙되여야 한다. 그 과정을 시인은 간결한 시어들로 완성시키고 있으며 거기에 <아리랑>이라는 민족적인 요소마저 가미시켜버린다. 시인의 욕심은 단 하나 <꽃으로 필 수만 있다면>이다. 그 꿈을 이룰 수만 있다면 락엽으로 사라져도 좋다는 비장한 각오는 시인의 단호함을 엿보게 해준다.

시 <時刻과 視角>은 어느 순간과 그 순간을 바라보는 눈길을 시화하고 있다. <샘줄기의 고함>, <꿈의 춤사위>, <영원한 미소> 등 낱말들은 이색적인 시어조합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해내고 있다. 그러나 시를 다 읽고나면 그런 조합에 수긍이 가게 되는 것 역시 시인의 재주라면 재주라 해야겠다. 시의 말미를 장식하는 <봄 푸른 하늘 향한 영원한 미소>라는 시구는 압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