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설. 《사과 반쪽》
发布时间:22-05-27 08:42  发布人:金昌永    关键词:   

소소설

《사과 반쪽》

          佟掌柜 著  朴万海 译

"우리 딸이 돌아왔어요." "딸이 미국에서 돌아왔어요." 마누라는 이 두 마디 말을 나와 이웃, 그리고 그의 절친에게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내 귀에 딱지가 붙을 정도였다.

나는 그녀를 리해한다. 마누라는 딸을 너무 그리워했다. 딸애가 태여나서 대학에 다닐 때까지 모두 마누라가 곁에 데리고 있었다. 애가 어렸을 때 나는 군부대에 있다보니 몇 달, 심지어 일년에 한 번씩 집에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딸애가 중학교에 다닐 때에는 부대에서 전역한 나는 시작가협회에 배치되여 거의 온 몸을 창작에 쏟아부었다. 내가 퇴직할 때 아이는 이미 미국에 가서 박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었다.

혼자 집에 앉아 망연히 사방을 둘러보다나면 책꽂이에 있는 책을 제외하고는 난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마누라와 딸에 대한 추억은 대부분 희미하고, 그녀들의 모습들은 머리 속에서도 여러 해 전의 모습들이였다.

마누라는 딸이 떠난 후부터 나에게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쇼핑을 할 때 내가 동반해야 하고, 밥을 먹을 때도 내가 같이해야 하며, 산책을 할 때에도 내가 동행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나와 함께 있어야 성에 차는 것 같았다. 이로 인해 둘은 지지고 볶고 하다가 결국에는 내가 타협하고 만다. 애초에 그들 모녀에게 너무나 많은 빚을 지게 된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다행히 나는 글 쓰는 것 외에 다른 할 일이 없었고, 요행케도 내가 글을 쓸 때 마누라는 조용했다.

딸이 집을 밀치고 들어오는 순간 나는 눈에 모래알갱이가 들어 온 듯 눈물이 핑 돌아 소파 팔받이에 놓인 책을 쥐는 척 할 수밖에 없었다. 딸은 몰라보게 커서 예뻐졌고 길게 드리운 검은 머리카락은 그의 엄마 젊었을 때를 꼭 닮았다. 물론 눈은 나를 빼닮아 지혜롭고 우울한 그런 시인의 눈이였다.

어린 시절의 재잘재잘 했던 딸애가 중국어를 하는 것도 약간의 아메리카풍을 띤 듯 했다. 딸은 수줍게 내 옆에 앉아서 작은 손으로 나의 왼팔을 감싸면서 “아빠, 요 이년 동안 또 새 책을 냈어요?” 라고 물었다. “이번에 돌아가면 반드시 몇 권 더 가지고 갈 거에요. 학우들은 우리 아빠가 대작가라는 말을 듣고 부러워 죽을 지경이라니까요.”

나는 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이번에 돌아오면 반드시 너의 어머니를 많이 모셔야 한다. 엄마는 하루도 너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날이 없단다”고만 얘기를 했다.

딸이 돌아온 지 나흘째 되는 정오에 아내는 슈퍼마켓에 장보러 나가고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딸은 사과 두 알을 씻고 나에게 하나 건네주었다. 나는 먹고 싶지 않아 탁자 우에 놓았다. 딸이 사과를 두 입 깨물자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를 받자마자 인사도 하지 않고 먹다 남은 사과를 다른 한개 옆에 던져 놓고는 부랴부랴 집을 나섰다.

나는 딸이 던진 빨갛고 동그란 사과의 푸른 부분이 딸애의 앵두 같이 작은 입에 물린 자국을 보았다. 곧 탁자 우에서 어쩔 수 없이 몇 번 흔들리더니 다른 사과에 기대여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나는 갑자기 어떤 둔기에 부딪친 것처럼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마치 정전이 되였을 때 성냥과 초불을 찾지 못했던 느낌이였다.

나는 사과 두 알을 쳐다보다가, 특히 한쪽이 파인 그 사과를 한참이나 멍하니 보고 있다가 담배 한 개비에 불을 붙였다. 머리 우에서 감돌던 담배연기가 채 사라지기도 전에 나는 홀연히 웃고 말았다.

딸이 전화를 받을 때 깡충깡충 뛰는 흥분한 모습이 마치 옛날에 내가 애 엄마의 전화를 받을 때와 같았다. 그때 내 어머니도 지금처럼 허구프게 웃으시지 않았을가.

나는 사과 반쪽을 입가로 가져와 딸이 깨문 자국를 따라 한 입 물었다. 그리고 핸드폰을 들고 0, 1단축번호를 눌렀다. 공기 속에서 떠도는 내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괜찮으세요?

어머니의 영정사진은 책장 속에 조용히 서 있었다. 내가 건 전화를 어머니께서 과연 받으셨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