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호수가를 산책하며(외2수)
发布时间:21-12-24 10:16  发布人:金昌永    关键词:   

호수가를 산책하며(외2수)

   (랑방)리기준

 

락엽소리와 손잡고

호수가를 거닌다

 

상냥한 바람은 옷깃 스치며

사랑의 입김 실어온다

 

모든 것이 변하지 않았건만

이제는 멀리 떠나간 아픈 추억 하나

 

물새들은 저녁노을 불러오고

아름다운 수채화는 그려졌는데

 

호수가를 같이 걸을 그 누구는 없고

외로운 나그네는

호수에 비낀 자기 모습만

하염없이 들여다본다

 

 

초원에서

 

하늘 날아예는 기러기는 푸른 물이 들 것 같다

초원을 질주하는 준마도 푸른 물이 들 것 같다

 

온통 푸른 이 초원

느닷없이 울리는 처녀의 푸른 노래소리

나그네 구곡간장 녹인다

 

초원에 안겼는데 하늘을 품은 호수

구름이 여유롭게 자맥질하고

호수 밑 조약돌은 눈부시게 빛난다

 

푸른 하늘에는 사랑노래 둥실 뜨고

푸른 초원에서는 내가 말을 달린다

 

 

비는 내리고 추억은 계속되고

 

너무 새카맣지는 않고

그냥 희부연 하늘에서

철 모르는 비가 철벅철벅 내린다

 

그러면 마른 명태 주욱 찢어

양념장에 찍으며

자, 한 잔은 고추다래 드리운 초가집 이야기

또 한 잔은 개추렴하는 따뜻한 온돌 이야기

 

마시고 붓고 또 마시면

가슴에서는 따스한 시골정이 감돌고

동화속에서나 나올 법한 통나무 굴뚝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창턱에 잠간 쉬여가는 바람은

잔디 같은 푸른 향수를

술잔에 부어준다

 

속절없이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긴 타향의 밤을 다 마시고나면

어느새 눈가에는 이슬이 가득

 

오늘 밤 꿈에는

고향에라도 다녀와야겠다

친구들과 딱밤치기라도 즐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