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꽃을 무척 좋아한다. 그런데 할머니께서 내가 어리다고 화분을 깰가봐 꽃을 사주지 않으셨다. 그러던 어느날 할머니는 나한테 꽃을 사주었다. 살이 통통 진게 보기만 해도 귀여운 내가 그토록 부러워하던 다육식물이였다. 나는 무척 기뻤다. 그날부터 매일 하교하면 꽃을 보는 게 내 일상이 되였다. 옆에 잡초가 고개만 들면 인차 쏙 뽑아주고 하루가 멀다싶이 물을 주었다. 노래를 들으면 더 잘 큰다고 해서 나는 화분 앞에서 노래도 불렀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 배엔...”
그런데 수상한 것은 시간이 갈 수록 꽃이 점점 생기가 사라지는 것이였다. 아래 잎은 노랗다못해 투명한 색갈이 되였다.
“할머니, 제 화분 빨리 와 보세요. 꽃이 죽어가요!”
할머니께서 꽃의 상태를 보시더니 내게 물었다.
“너 얼마만에 꽃에 물을 주었니?”
“저 물을 자주 주었어요. 꽃이 말라죽을가봐.”
“다육식물은 물을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아. 보름에 한번 줘도 되거든."
“아, 그래요? 난 정성들여 키운다는 게 ...”
“그러게. 네가 정성을 들인다고 잘 크는게 아니지. 꽃의 습성을 료해한 후에 그것에 맞게 하는게 꽃을 위하는 거지.”
할머니의 말씀은 나를 돌아보게 하였다. 우리반의 가은이는 친구가 없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내가 그의 친구가 되여주었다.
“가은아, 이렇게 하면 친구들이 널 좋아할거야.”
“가은아, 너 이러면 선생님이 싫어해.”
그에 대한 이런 타이름이 나의 구두어가 된 것 같다. 근데 난 단 한번도 가은이가 진정 원하는게 뭔지 물어본 적이 없다. 내 행위가 진정 가은이를 위하는건가? 래일 가은이한테 물어봐야겠다. 그가 정녕 원하는 게 무엇인지.
평어: 식물 재배를 하던중 진짜 배려를 한순간 깨닫는 의미깊은 글입니다. 다만 다소 총망히 결말을 맺은 점이 아쉽네요.
지도교원:박해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