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그녀 전예린의 꿈같은 비행
“나는 아랍에미레이트 항공 승무원입니다”
“23kg짜리 캐리어 두개를 꽉 채우고 나면 내 삶도 꽉 채워진 듯이 가슴이 두근거려요” 하늘만 보아도, 비행기만 보아도 가슴이 뛴다는 ‘공중’ 그녀 전예린(1993년생)의 이야기이다.
어릴 적부터 승무원이 꿈이였던 그녀는 대학시절 호텔관광과를 전공하고 2016년 아랍에미레이트 항공사에 입사하게 되였다.
“승무원이라는 직업이 힘든 직업인데 잘 해낼수 있겠냐” 입사 3년차에 접어든 그녀가 어른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그녀는 어른들의 우려를 결코 부정할 순 없다고 전했다. 왜냐하면 입사할 때는 밝은 미소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외국어 실력, 그리고 써비스 경험 등을 주로 보지만 실질적으로 근무하다보면 부지런한 생활 및 업무태도가 가장 많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자기관리와 시간관리가 필수인 직장에서 그녀는 매 한번의 비행을 꼼꼼히 기록하면서 점차 적응해나갔다.
“저희는 출퇴근 시간이 정해진게 아니여서 생활리듬 자체가 다 깨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가끔은 비행을 가서 시차를 적응하기도 전에 다시 비행해서 돌아와야 하는 그런 삶의 반복이니까요.” 극단적으로 류동적인 출퇴근 시간을 준수해야 하는 삶속에서 체력이 지칠 법도 한데 그녀는 매번 비행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했다.
“아침은 런던에서, 점심은 두바이에서, 저녁은 빠리에서 먹을 수 있는 삶속에서 엄마의 김치찌개, 친구들과의 맥주한잔 등 평범한 ‘일상’이 그리울 때가 많았어요” 아무도 없는 타지에서 외로움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꿈이였던 직업이 그녀에게 주는 행복감과 성취감이 더 컸기에 외로움도 견딜 수 있었다.
힘든 부분도 많지만 스스로에게 더 좋은 선물을 준 것 같다고 말하는 그녀이다.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하면서 상대방을 배려하고, 기쁜 마음으로 도움을 주는 게 몸에 배다보니 자신이 더 행복해졌다는 것이다.
“얻은 것과 잃은 것을 비교하는 것은 저에게 중요하지 않아요, 내 일을 사랑하고 즐기는 현재가 중요하죠. 어쩌면 다른 길을 택했더라면 지금과는 다른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이 일을 선택해서 지금껏 단 한번도 후회한 적은 없어요.”
비행이 좋고, 승객이 반갑다는 전예린은 꿈같은 비행을 하고 있는 하루하루가 더없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했다.
김연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