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줄서기
发布时间:20-09-14 09:34  发布人:金卓    关键词:   

수필

줄서기

      (봉성)장문철

  오늘 누가 위쳇모멘트에 우리 나라 사람과 독일 사람의 문화를 비교하는 20점의 그림을 올렸다. 간결한 필법으로 두 나라의 사회세부와 국민의 일상 생활습관을 아주 생동하게 보여주는 그림이여서 나의 공감을 자아냈다. 내용의 일부를 스스로의 깨달음에 의해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았다.

  인간 관계에서 독일 사람들은 삼삼오오 끼리끼리 간단하게 맺어진다면 우리 나라 사람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얼기설기 복잡하게 서로 엉킨다. 생활방식에서 독일 사람들은 개성을 추구하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은 공통성을 추구한다. 독일 사람들은 약속시간에 맞추어 목적지에 이르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은 약속시간을 잘 맞추지 않는다. 독일 사람들은 무슨 의견이 있으면 이실직고하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은 빙빙 에둘러 말하면서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독일 사람들은 사람이 많이 몰리는 휴일이나 주말에 거리에 나가는 것을 자제하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은 오히려 그런 날에 욱 몰려나간다. 독일 사람들은 려행시 눈으로 구경하는데 반해 우리 나라 사람들은 사진찍기에 바쁘다. 독일 사람들은 공공장소에서 조용종용 말하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은 큰 소리로 떠든다. 독일 사람들은 어려운 문제에 부닥치면 그것을 뚫고 나가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은 그것을 에돌아간다. 독일 사람들은 입구나 매표구나 수속을 밟는 공공장소에서 줄을 한 줄로 서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은 여러 줄 선다.

  글쎄 한 나라 사람이라고 다 꼭 같으랴만 우리 나라 사람에 대한 어떤 묘사는 과장이 아닌가 싶다. 특히 그중 내가 제일 낯익고 첫 눈에 안겨오는 그림이 같지 않은 줄서기방식이였으니 아마 일상 생활에서 자주 경험하기 때문이리라.

  며칠 전 병원 접수처에서 등록하려고 줄을 섰는데 내 후에 온 나이 지긋한 녀인 한분이 엉기적엉기적 다가오더니 순위대로 내 뒤에 서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등록하고 있는 앞 사람의 옆에 가 붙어서는 것이였다. 그러자 그 다음에 온 사람은 자연히 그 뒤에 따라서게 됐다. 어느새 두 줄이 되고만 것이다. 사람이 많다면 몰라 도무지 몇 사람뿐인데 무엇이 그리 바쁜지 원.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자기 시간만 시간이고 남의 시간은 시간이 아닌감?

  몇달 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에 봉착했었다. 어느날 나와 안해가 현관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때다. 웬 화려하게 단장한 예쁘장한 젊은 녀성이 현관문을 열고 사뿐사뿐 걸어 들어오는데, 글쎄 사뿐사뿐 걸어오는 데까지는 좋았는데 딱 마치 엘리베터문이 열리자 쌩-하고 찬 바람을 일구며 제 먼저 싹 들어가버렸다. 앞에서 머리 허연 두 로인이 기다리는 걸 보았는지 말았는지, 너무 미워서 얼굴에 대고 침이라도 뱉었으면 씨원할 것 같았다. 밉게 생겼으면 오히려 나았으련만 반지르르한 얼굴 날씬한 몸매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인천부두에선 또 이런 일도 목격했었다. 귀국수속을 마치고 지하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한 무리의 우리 나라 려행단체가 왁자지껄 들이닥쳤다. 미리 련락이 있었던지 한쪽 식탁에 따로 반찬을 준비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멤버들은 대부분이 머리가 희끗희끗한 로년이였는데 가이드가 먹을 만치 가져오고 줄을 서서 순서대로 가져다 먹으라고 목이 쉬도록 주의를 주었지만 들었는지 먹었는지 며칠 굶은 사람들처럼 욱 몰려들어서는 서로 먼저 덜겠다고 몸싸움을 했다. 심지어 어떤 이는 개체손님이 덜어먹는 코스에 가서 덜다가 식당관리원에게 거절당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하던 버릇을 려과없이 남의 나라에서 그대로 연출하는 장면이였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크고 작음, 돈이 많고 적음이 아니라는 것을 심심히 느끼는 순간이였다. 바라보는 내 얼굴이 뜨거웠다.

  나는 독일은 못 가 봤어도 한국은 몇 번 다녀왔다. 작년 가을 서울역에서 부산 가는 표를 끊기 위해 줄을 섰었다. 한국 사람들은 매표구에서 한 서너발자국 거리를 두고 섰다가 앞에 사람이 표를 다 끊고 떠나야 차례로 한 사람 한 사람 다가갔다. 국내에서 못보던 광경이라 희한하기도 하고 감동스럽기도 하여 줄선 사람들을 곁눈질 해보니 모두들 응당 지킬 것을 지키는 듯 표정들이 담담했다. 그리고 부산에서 감천문화마을을 참관할 때다. 감천마을 전체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최적의 지점이 있었는데 거기서도 서로 먼저 촬영하겠다고 밀치닥거리는 것이 아니라 자각적으로 줄을 서서 차레대로 들어가서 찍는 것이였다. 그속엔 우리 나라 손님도 있었다. 그런덴 요즘 신문매체에서 외국인이 우리 나라에서 교통질서를 지키지 않은 실례가 보도돼 말밥에 오르고 있는데 “깨진 유리창 이론”의 효과라고나 할가.

  개혁개방 수십년에 경제와 과학이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왔고 인민의 생활이 몰라보게 개선되였지만 사람들의 소질과 도덕수양은 발달한 나라에 비해 아직 많이 뒤떨어지고 있지 않냐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확실히 우리 나라 사람들은 줄을 바로 서지 않는다. 2007년 1월 18일 북경시에서 올림픽에 즈음하여 매달 11일을 “줄서는 날”로 정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어떤 이가 ‘그까짓 줄서기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하며 사소한 일을 가지고 문제를 만들면서 더운 밥 먹고 식은 소리한다고 비난할 지는 모르겠으나 따져보면 사소한 일은 아닌 것이다. 줄을 서고 안 서는 데서 한 사람의 인품과 소양이 보여지며 나아가 한 나라 국민의 규칙의식과 정신풍모 심지어는 그 나라의 문화전통이 보여지기 때문이다.

  문화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공공장소에서 자각적으로 줄을 서는 사람, 버스에서 로약자에게 주동적으로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 타인의 도움을 받았을 때 아무리 보잘것 없는 도움일지라도 웃으며 고맙다고 인사하는 사람, 타인에게 작은 실수를 저질렀을지라도 공손히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사람들은 모두 문화가 있는 사람들이다. 문화는 한 사람의 학력이 높고 낮음, 권위가 크고 작음, 돈이 많고 적음과 관계없다.

  예로부터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일이 성사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모든 비리는 규칙을 지키지 않는데서 비롯한다. 줄을 서지 않는 것이 어찌 보면 온갖 비리의 근원이 아닌가 싶다. 정부에 가서 일을 보아도 병원에 가서 병을 보여도 학생이 학교를 선택해도… , 인맥이나 안면이 있으면 줄을 서지 않고도 순리롭게 먼저 끝낼 수 있다. 하여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은 선착순으로 순서를 기다리는 것 보다 뒷거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여긴다. 결과 뢰물거래가 생기고 벼슬을 사고 파는 온갖 비리가 횡행하며 유독분유(毒?粉),하수식용유(地?油),가짜 예방접종약(假疫苗) 등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유독성 식품과 약품 그리고 가짜 제품이 성행하게 되는 것이다. 더우기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언제 부턴가 특권계층이 생겨났다는 사실이다. 이 부류의 사람들은 줄을 별로 서지 않는다. 마룻대가 바르지 않으면 아래 들보가 비뚤어진다. 웃 물이 맑아야 아래 물이 맑은 법인데 흐린 웃 물을 놔두고 아래 물부터 다스리려 하는 짓거리부터가 마음에 안 든다. 시비관념이 전도되면 큰 방축도 개미 구멍으로 무너지는 것 처럼 사회기강이 무너지고 하늘에 큰 구멍이 뚫릴 수도 있는 것이다.

  보다싶이 줄을 서지 않는 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며 악성종양일 수도 있으니 이 못된 버릇은 반드시 시정하고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석자 얼음이 하루 추위에 언것이 아닌 것처럼 이미 고질이 된 것을 하루 아침에 고친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세살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고 강산은 쉬이 변해도 본성은 쉬이 변치 않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아래 사실은 세상에 불가능이란 없다는 도리를 증명하기에 충분하다.

  작년 봄에 홍콩과 마카오에 려행 갈 때였다. 가이드는 심수만항구에서 통관절차를 밟을 때 홍콩과 마카오는 법치사회여서 (마치 대륙은 법치사회가 아닌 것 처럼)단속이 엄하기 때문에 꼭 문명해야 (마치 대륙에서는 문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 처럼)한다면서 주의사항을 반복해서 상세하게 설명했다. 교통신호를 위반했을 때,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웠을 때, 함부로 쓰레기를 던졌을 때, 함부로 가래를 뱉었을 때,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떠들거나 줄을 옳게 서지 않았을 때 최소 500홍콩달러 최고 5000홍콩달러 벌금이 내려지며 심지어 감금할 수도 있다고 말이다. 홍콩과 마카오에선 말로 경고하는 법이 없고 법에 따라 상응한 처벌이 내려지며 철저하고 에누리가 없고 대륙에서 처럼 울고불고 억지를 부린다고 먹히지 않으며 오히려 공무방애로 처벌이 더 엄중할 수도 있다며 단단히 으름장을 놓았다. 벼르고 별러서 어렵게 하는 려행이니 기쁜 마음으로 왔다가 순리롭게 돌아가려거든 제발 대륙에서 하던 버릇을 자제하라고 입이 달토록 주의를 주었다.

결과 기막히게 놀라운 건, 일행 수백명이 나흘동안의 려행에서 홍콩과 마카오의 법을 모범적으로 준수하고 무난히 돌아왔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