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잃어버린 뉴욕(1)
发布时间:20-05-22 10:37  发布人:金卓    关键词:   

수필

잃어버린 뉴욕(1)

    (미국) 최정옥

      1

   목탁도 두드리지 않으면 제 소리를 잃게 된다는데 7년 넘게 내려놓은 글쓰기가 되겠나 싶다. 식지 하나로 다독이는 핸드폰기기에 길들어서인지 열손가락 두드리는 컴퓨터 키보드가 손에 설어 타자련습부터 시작했다. 후 한숨이 나간다. 걱정했던 손가락은 금세 유연해지는데 사유가 손가락을 따라가지 못한다. 죽기 전에 욕심없이 책 두권쯤 내는 계획이 있었는데 나에게 글쓰기는 여직 담에 시간 날 때 하는 일 순위로 미뤄져 있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정말 시간이 났다. 그것도 기약 없는 너무도 많은 시간이 한꺼번에 온 것이다. 세계 최고 도시 뉴욕에 무혈 입성한 코로나19로 집에 갇힌 지 오늘로 정확하게 두달이 됐다. 이젠 글 쓸 때가 됐구나 했지만 무시로 들려오는 사이렌소리, 공중에 떠도는 헬리콥터 엔진소리, 핸드폰에서 울려 나오는 경고음 소리, 사방에서 들려오는 카더라 골목소리…… 누구나 예외없는 아슬한 감염과 죽음에 로출된 상태에서 처음에는 도저히 글을 쓸 수가 없었다.  

  금년 들어 중국 한국을 차례로 걱정하며 마스크를 보내주던 나를 이젠 도리어 중국 한국에서 나를 걱정하여 련신 안부들을 물어온다. 나는 현재 엄습해오는 뉴욕의 이 공포스러운 현장을 제대로 전할지는 자신이 없다.

      2

   3월 중순, 뉴욕시정부는 코로나19 대응지침을 발표했다. 핵심은 자택에 머물라는 것이다. 몸이 좋지 않은 경우, 자녀가 아픈 경우에도 자택에 머물고 3, 4일이 지나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자택에 머무르면서 의사에게 전화진료를 요청하고 혹시 병원을 찾아 테스트를 받아도 처방할 내용에는 변화가 없다고 했다. 자택에 머무르면서 흐르는 물에 손 자주 씻기가 유일무이한 처방이였다. 그러다가  심각한 호흡곤난이 오면 그때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로 가라는 것이다. 어이없는 이 지침서를 보고 당시 나는 몹시 놀랐고 당혹했었다.

  코로나19 확산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것은 리해하겠지만 만약 감염이 되면 고립무원한 상태에서 처절하게 혼자 싸워 이기든지 아니면 사망 그외 다른 옵션이 없음을 미리 암시해온 것이다. 심각한 호흡곤난이 와야 병원에 갈 수 있는데 호흡곤난이 올 때면 전화는 어떻게 걸고 또 통화가 된다해도 엠뷸런스는 문앞에 대기하고 있다가 곧바로 뛰여들어온대도 호흡이 막히면 일이분내 사망하는데 신이나 알 수 있는 그 기막힌 타이밍을 어떻게 맞춘단 말인가? 그저 살아서부터 죽어서까지 자택에 머물란 뜻이다. 어느덧 병원은 죽어서 가는 곳이 되여버렸다.

   그로부터 불과 열흘도 지나지 않아 내가 당혹해 했던 일들이 시나리오처럼 연출되기 시작했다. 자택에 머물다가 죽어나가는 시체들을 운반하느라 뉴욕시병원차는 물론 소방차까지 풀 가동됐다 한다.

  금년 1월에 중국에서 발견하여 한국 유럽을 거쳐 미국에 올 때까지 두달 넘는 준비시간이 있었음에도 강건너 남의집 불구경하듯 하다가 결국은 골든 타임을 놓치고 말았다. 그것도 자국민 보호와 미국 우선주의를 웨치며 으쓱해하던 트럼프 정부가 아니였던가. 그때 죽음의 신은 이미 오만한 이 땅에 드리워져 있었고 시체주머니 10만개가 필요할 것이라는 어떤 데이타에 의한 판단이 현실이 되리란 것은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불가사이한 세계최고 의료시스템의 붕괴와 민낯을 전세계에 드러냈다. 후진국이나 문명인이나 미개인이나 부자나 가난뱅이나 영악한 코로나19 앞에서는 모두들 평등했다.

      3

  

  현재 미국 확진자 128만명, 사망자수 7만 5천명.

  미국이란 나라가 세워져서 지금까지 겪었던 모든 전쟁과 재난의 총 사망자 합계보다 더 많다 한다. 가파르게 올라가며 갱신되는 사망자수를 이젠 덤덤히 바라보며 놀라워하지도 않는다.

  누군가 말했다. 한 사람의 죽음은 슬픔이지만 다수의 죽음은 통계일뿐이라고.

  5월말이면 더 잔혹한 일들이 벌어질거라는 경고가 있다. 물론 어떤 가정하에서 나온 말이지만 데이타 예측이 하도 귀신 같아서 소름이 끼친다.1월 20일에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넉달이 되여 오는데도 바이러스는 통제력을 잃은 미국의 자존심을 비웃기라도 하듯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로인들의 천당이라고 부르는 료양원에서 무더기 사망자가 발생하고 (맨하탄 이저벨라 료양원 사망자수 98명) 통계자료도 오락가락, 사망자수가 일부 루락되였다고 다시 정정 보도를 내고 ( 뉴욕 료양원 코로나 사망자 최소 1700명 더 있다 5 월6일 AP 통신 ) 뉴욕한복판에 미처 감당할 수 없는 시체들이 고장난 랭동차에서 부식이 되여가고 도시 전체가 시신과부하에 시달리고. 미국이란 나라에서만큼은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다른 나라들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큰형님께서는 절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심각한 인권문제를 내세우며 터진 봇물같은 비난과 동시에 통큰 지원도 마다않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을 것인데 지금은 자그마한 팬데믹 립자앞에 무릎을 꿇다못해 엎어질 것도 같은  무기력한 정부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망연자실할 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한때 중국을 맹비난하던 일들이 미국에서 똑같이 벌어지고 있다. 욕하면서 닮는다 했던가 결론적으론 대처방법이 오히려 중국이 훨신 더 효과적이였다는것이 립증되고 있다.

  최소한의 인명피해, 최단기간 봉쇄 만료.

  대신 묻고 싶다. 절체절명의 이 시기에 인간의 생명안전을 보호하지 못하는 첨단기술은 무슨 소용이 있고 푸술히 보유하고 있는 노벨생리학 의학, 화학상 수상자들은 왜 아무 도움도 안되나? 무고한 백성들이 성냥개비처럼 쓰러지는 마당에 그나마 다행인 것은 든든한 기반이 있는 최강 대국이고 최고의 중심도시 뉴욕이기에 빨리 수습하고 일어설 것이라는 희망적인 기대를 품어본다.

       4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온 코로나19의 발원지도 현재로선 불명확하다. 첫 감염자도 아직 어느 나라 누군지 밝혀내지 못했다. 그러나 확실한건 하나 있다. 박쥐다. 결국 박쥐 때문에 이 사달이 터졌다.

  혼자선 생존할수 없는 코로나19는 유구한 세월을 두고 박쥐를 숙주로 박쥐호흡기 점막에 붙어 박쥐와 평화공존의 원칙하에 탈없이 조용히 살아왔었다. 적어도 생태환경이 파괴되여 균형이 깨지고 자기종족유지의 위험을 느끼기전까지는.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박쥐가 위험해지기 시작했다. 먹이 사슬도 아니고 먹거리 부족도 아닌 단지 “미식”이란 허울밑에 박쥐들이 인간들 식탁에 오르면서다.

  박쥐가 죽는다는것은 곧 그 안에서 기생하는 바이러스도 죽는다는 의미다. 바이러스는 자신들의 신변위협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생존을 위해 부득불 새로운 숙주를 찾아 나서야 했다. 인간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바로 바이러스가 새로운 숙주로 인간을 택했다는 뜻이다, 역시 이번에도 바이러스는 사람들의 호흡기부분을 거침없이 파고들었다. 들숨날숨 오가는 호흡기 점막 부분을 점령하고 거기서 유전자를 변형시켜 무한복제를 시도하면서 인간과 더불어 자손만대를 번창하려 기획했었다.

  바이러스도 숙주는 죽이지 않는다 했다. 그러나 그들은 독성조절에 실패하면서 독성이 너무 강해 인간들이 대거 사망함과 함께 그들도 함께 죽게 됐으니 이것 역시 그들이 원했던 그림이 아니였고 그들에게도 큰 타격과 실수였다.

  이제 그들은 인간과 오랜 세월 공존하기 위한 전략으로 독성의 강도를 낮출 것이고 백신으로 면역력이 생긴 인간들에게 계절성 독감정도로 남을 것이라 과학자들은 내다봤다. 자연속에서 모두들 안녕할 때만이 인간 스스로도 안녕할 수 있다는 것을 깨우치는데 인류는 이번에 지극히 비싼 학비를 지불했다.

  모든 생명체는 종족을 보존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도록 창조되였다. 어쩌면 이번 사태는 인간에게 내린 신의 벌칙일지도 모른다. 박쥐의 잘못이 아니다. 바이러스의 잘못도 아니다. 인간들이 가슴을 치면서 진정으로 반성해야 한다.

  “내탓이오. 내탓이오.”(다음기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