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해마다 이맘 때면(외4수)
发布时间:20-05-11 10:40  发布人:金卓    关键词:   

해마다 이맘 때면(외4수)

 

      (녕안)최화길

 

해마다 이맘 때면

장독에 장맛이 톡톡 튀고

김치움엔 새콤달콤

김치맛이 농익었다

 

하루해가 토끼꼬리여도

 밤 구수한 옛말로

싱그럽던 농가의 정취!

 

삐걱이던 대문소리는

동년처럼 멀어지고

바람만 실없이 드나든다

 

괜히 그리움만 보태는

고향의 구정에는

추억만 파랗게 살아있다

 

해마다 이맘 때면

그리움은 하나 되여

시공을 넘나들건만

봄이 오는 소리는 시원찮다

 

 

 

 

한수의 시가

 

한수의 시가 팔뚝 만한

잉어 한마리 낚으랴만

하늘 붉게 물들이며

아침을 여는 노을이기엔 족하다

 

한수의 시가 비옥한

옥토 한삽 떠올리랴만

천혜의 이 땅을 사랑하는

한줄기 찬연한 섬광으론 당당하다

 

한수의 시가 정갈한

샘물 한종지 떠받치랴만

억척스레 일군 정토이고

삶의 갈증 푸는 성수임엔 틀림없다

 

 

 

 

 

 

바람과 물과 불과 흙과

 

바람이 바람과 얼굴 비비면

고패치며 돌풍으로 사품친다

 

물이 물과 뜨겁게 포옹하면

가는 앞길 층암절벽 뚫는다

 

불이 불을 만나 한몸이 되면

불길 충천 노을로 타오른다

 

흙이 흙을 만나 속살 섞으면

서로를 비우며 하나로 싱그럽다

 

 

 

 

 

 

 

 

 것이 곱다 한들

 

 것이 곱다 한들

세상 존재 속의 일경

진실함이 삐여나면

순결함이 미달일 수도

순결함이 뛰여나면

속이 토실하지 않을 수도

 것이 아무리 곱다 한들

 것 밖에서 찾을 일이다

익지 않았다는 보충에서

욕심은 줄어들고

인내는 늘어나고

세상에 보태지는

맛과 향과 존재가

드디어 기립하는 것이다

 

 

 

 

 

 

 

보이는 것

 

보이는 것에 흠뻑 젖어

보이지 않는 것에

눈을 감으면

정연한 론리가

곧게 줄을 서도

원초의 속성 우롱하게 되고

숱한 어처구니가

초행의 미래를 모욕하게 된다

나무의 푸른 잎은

뿌리의 손길이다

사품치는 강 역시

땅에서 용솟음 친다

보이지 않는

우주의 신비이고

제한된 발견이고

경외할 신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