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부부의 세계》로 본 결혼과 가정의 ‘선’
发布时间:20-04-17 11:27  发布人:金卓    关键词:   

 

[본사소식 김연혜 기자] “세상에는 두 종류의 남자가 있어. 바람 피우는 남자와 그걸 들키는 남자.”

 

현재 한국 종합편성채널 JTBC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 나오는 손제혁(김영민)의 대사다. 《부부의 세계》는 ‘완벽한 가정’이 남편의 외도로 인해 붕괴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극중 제혁은 남자를 ‘바람 피우는 남자’와 ‘들키는 남자’로 분류하고 수시로 외도를 즐기며 쾌락을 추구하지만 가정을 깨는 일은 하지 않는 뻔뻔한 캐일터다. 그가 남자를 두 분류로 나눈 것은 다른 남자들도 자신과 다를 바 없으며 바람 피우는 것에 대해 딱히 죄책감을 가지지도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극중 참으로 깔끔하지 못한 캐릭터가 바로 남자주인공 이태오(박해준)다. 잘 나가는 의사 부인 지선우(김희애)와 슬하에 아들까지 두고 있으면서도 매력적인 녀자를 만나 단숨에 ‘선’을 넘어버렸다. 제혁에게 외도는 일시적인 쾌락이라면 태오에게 바람은 사랑인 것. 여기서 주목할 것은 모든 게 드러난 상황에서도 녀자주인공 지선우는 천천히 상황을 두고 보며 복수를 꿈꾼다는 것이다.

 

한편 《부부의 세계》의 또다른 포인트는 주변인들의 태도다. 지선우와 이태오를 둘러싼 주변인들 역시 그들의 가정을 지켜주기 위해 태오의 바람을 선우에게 알리는 ‘선’을 결코 넘지 않는다. 모든 게 스스로 드러나기 전 까지는. 이는 태오와 더 친하다거나 내연녀와의 사랑을 응원해서 그런게 아니다. 거짓으로 쌓은 관계라고 할 지라도 결코 그 관계는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처럼 자극적인 소재의 드라마를 보면서 ‘결혼이란 과연 뭘가’ 수십번 되뇌이였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아슬아슬하게 경계하면서도 쉽사리 깨지지 않는 관계가 극중에서 보여준 결혼이다. 가족은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녀가 만나 아주 약한 고리인 ‘사랑’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사랑이 지고 난 뒤 결혼에서 남은 것은 시스템 속에서 굴러가는 인연일 뿐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 뒷맛이 괜히 씁쓸해 진다.

 

《부부의 세계》는 2018년 화제작 《스카이캐슬》과 함께 언급되곤 한다. 《스카이캐슬》은 대학입시와 관련된 내용이고 《부부의 세계》는 결혼 주제이다. 온갖 부도덕이 판을 치지만 겉으로는 고상한 성을 이루고 있는 기괴한 모습이 꼭 닮아서가 아닐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