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만필]‘읽으면 좋은 책’ 고전, ‘완독 압박’ 내려놓고 펼치기
发布时间:26-11-03 09:21  发布人:金昌永    关键词:   

올해 개봉한 영화 《오디세이》가 전세계적으로 흥행몰이를 하며 3,000년전 이야기가 다시 화제로 떠올랐다. 지난기 <독서만필>에서 ‘왜 우리는 영화를 보고 나서 원작을 찾을가?’를 함께 이야기한 바 있다. 그 연장선으로 영화 《오디세이》를 보고 난 뒤 원작을 찾아 읽으려면 우리는 어려운 고전을 펼쳐야 한다. 그렇다면 이번기 <독서만필>에서는 《오디세이》이후 우리가 고전을 읽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다만 고전은 문구가 난해하여 읽기 어려운 것이 보통이다. 펼치면 막히고 뜻을 헤아리기 어려워 쉬이 덮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들여 고전을 읽는 까닭은 고전이 품은 진짜 재미가 겉문장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고전이 왜 수백 년을 버텼는지는 결국 표지 안쪽에 있다.

즉, 고전의 재미는 단순한 이야기의 흥미에 있지 않다. 수백년전 선인들이 겪은 고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삶을 대하는 태도가 글자 사이에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고민과 갈등, 희노애락은 시대는 달라도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고전을 읽다보면 나와 비슷한 고뇌를 품었던 옛사람의 생각을 마주하고 내 삶을 새롭게 돌아보는 통찰을 얻게 된다. 그 깨달음의 순간이 바로 고전만이 주는 묵직한 즐거움이 아닐가.

그런데 여기서 이런 질문을 던질 수도 있겠다. AI가 즉답을 내놓는 시대에, 짧고 가벼운 콘텐츠가 넘치는 요즘에는 손가락 몇번만 움직이면 책을 읽지 않고도 그 내용을 모두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왜 굳이 어려운 고전을 펼쳐 읽어야 할가? 누군가는 그랬다. 고전은 답의 속도가 아니라 질문의 깊이를 키워준다고. 또 누군가는 그런다. 우리의 사고를 깊고 넓게 확장해줄 뿐만 아니라 얕은 감흥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해석하는 힘을 길러준다고... 시대를 넘어 검증된 지혜가 담긴 고전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삶의 라침판이 되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아이러니하게도 고전은 완독의 성취를 누리기란 쉽지 않다. “고전은 읽으면 좋은 책일 뿐 꼭 읽어야 하는 책은 아니다”라는 말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려운 책이 실패한 책이 아니라 다른 도구와 다른 속도를 요구하는 책이라는점이다. 따라서 진입 장벽이 높은 고전을 읽기로 마음먹었다면 처음부터 전부 완벽히 깨닫고저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일단 풀이와 해설을 듣는 등 어떤 통로로든 줄거리와 핵심 메시지를 먼저 파악한 뒤 원작으로 돌아와도 늦지 않다.

다음으로한번 읽고 그치지 말고 때를 두고 다시 읽는 것도 요령이 되여 줄 수 있다. 시간 간격을 두고 다시 펼치면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문장의 뜻이 새롭게 다가올 때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리해하기 어려운 구절은 억지로 파고들지 말고 넘겨도 좋다. 고전 독서는 정답을 찾는 시험이 아니라 옛사람과 마음으로 대화하는 일이니 자기 속도에 맞추어 천천히 나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려운 글을 읽어내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조금씩 문장 속에 담긴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낯설었던 고전이 눈에 안겨오는 경험을 언젠가는 하게 된다. 이처럼 옛 지혜와 대화하는 이 시간이 바로 고전 독서의 가치가 아닐가.

두껍고 낯선 고전을 앞에 두고 “준비가 되면 읽겠다”며 미루다보면 그 책과는 점점 멀어지기 쉽다. 그럴수록 고전은 ‘읽으면 좋은 책’이라는 말을 되새겨 볼 만하다. 빠른 세상이 느린 사유를 잊게 할수록 한 문장을 붙들고 버티는 시간은 더욱 귀해진다. 결심했다면 두꺼운 책을 처음부터 펼쳐 들기보다 우선 몇페지라도 아무 순서로나 읽어보라. 완독의 압박 대신 한 문장이 남는다면 그것이 고전이 수백년을 살아남은 리유를 몸으로 확인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길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