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소설가 김장혁은 자신의 네 번째 장편아동소설인 《두만강반의 남북골》(전 2권)을 창작해 어린 독자들에게 선보였다.
연변아동문학연구회 회장인 김장혁은 어린 독자들을 위한 아동문학작품이 매우 부족한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창작한 장편아동소설 《두만강반의 남북골》에서 지난 세기 20후세대 상진, 50후세대 조왕돌, 80후세대 운선 등 3세대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력사적 배경으로 오늘의 어린이들과 대비해 어린 주인공 문빈의 형상을 부각시키고, 격변기 어린이들의 황홀한 꿈과 목소리를 보여주려고 시도하였다.
김장혁의 아동문학과의 인연은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첫 단편아동소설 《꿈 많은 향화》를 《시내물》 잡지에 발표하면서 아동문단에 첫 발을 들여놓았고, 그후 연변인민출판사의 《소년아동》과 《별나라》 련합편집부 부주필을 맡으면서 아동문학창작에 정진하게 되였다. 재직 기간에는 아동소설동화집 《호랑이와 사냥군》(2000년)과 3부작 대하아동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2008년), 《욕망의 천지》(2013년), 《황천의 유령》(2015년)을 잇달아 출간했다. 퇴직한 후에는 아동소설동화집 《괴물 클론바우 모험기》(2023년)와 《멋쟁이 매옹이와 찍찍의 겨룸》(2024년)을 출간하였다. 지금까지 아동문학 저서 6권을 펴냈다.

김장혁은 성인문학 창작에서도 꾸준히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로년세계》 주필 사업을 하던 2014년에도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전 7권)을 창작해 출간하였으며, 퇴직한 후 8년 동안 3부작 대하소설 《진달래 소야곡》(전 4권, 2019년)을 출간하였고 그 속편들인 대하소설 《졸혼》(전 6권)과 《사랑환상국》(전 5권)을 창작해 도합 15권을 창작해냈다. 1975년부터 김재권선생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민간이야기 정리와 소설 창작을 시작한 김장혁은 그동안 뇌즙을 짜가면서 창작한 장편소설 29권을 포함해 총 37권의 문학저서들을 창작하였다.
염라전 문턱에서 돌아와 다시 펜을 들다
퇴직 후 심한 위출혈로 연변병원 구급실에 들어가 보름동안 구급을 받았던 김장혁은 생사의 고비를 넘긴 잊지 못할 투병 경험이 있다. 투병기간 그는 생명과 인생의 가치, 그리고 자기가 걸어온 곡절적인 길을 깊이 반성하게 되였다.
그에게 그 보름은 단순한 투병의 시간이 아니였다.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온 그 순간, 그는 자신의 문학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되였다. 그것은 다름 아닌, 시간이 그에게 남겨준 몫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젊은 날에는 창작의 자유를 얻기 위해 갑속에 든 교원직을 그만두려고 사직서까지 냈던 그였지만, 이제는 건강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다급함으로 자신을 돌아보게 되였다.
그때부터 그는 언제까지 창작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작품 집필을 이어갔다. 이는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그가 쓰는 모든 작품은 진정으로 자신의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절박함 속에서 탄생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더운 삼복철에 밤낮 집필실에 갇혀 창작에 몰두할 수 있었던 힘은 오직 하나, 작가로서 특정한 력사시대의 사명감과 의무감 그리고 위기감뿐이였다.
어떤 문우는 그를 보고 “왜 글 쓰는 것을 목숨처럼 여기는가? 이젠 그만 쓰고 좀 쉬면서 건강이나 챙기라”고 진정으로 충고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어찌 세상에 하는 일도 없이 먹고 잠드는 일상만으로 무의미하게 살아갈 것인가고 생각한다. 그에게 남은 시간은 유한하지만, 그 시간 속에서 써내려가야 할 이야기는 무한하다. 그래서 그는 “창작하지 않는 삶은 자신에게 의미가 없다.”는 생각으로 글쓰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도 염라전 문턱에 앞은 심정으로, 순간을 아껴가며 한 편, 또 한 편의 소설을 써나가고 있다.
종이책 대신 온라인 련재…독자들과 이어가는 문학명맥
이전에 그는 솔직히 아파트까지 팔아가면서 저서를 냈다. 사비를 들여 책을 출간하기 위해 아파트까지 처분한 적도 있었다. 힘들게 쓰고 출판한 소설책들을 문우들에게 선물로 주었지만 눈길 하나 보내지 않아 먼지가 뽀얗게 덮인 책을 볼 때 그는 얼마나 실망했는지 모른다.
어떤 문우들은 그를 보고 “소설을 종이책으로 출간해야 세상에 남긴다”고 하지만 그는 세상에 이름을 남기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작가로서 특정한 력사시대의 사명감과 의무감 그리고 위기감이 없다면 누가 돈도 안나오고 읽는 사람도 많지 않은 글을 쓰겠느냐고 말했다.

지금은 온라인시대이다. 그의 장편실화소설 《부르하통하강반 살인악마의 유령》은 인터넷에 련재했는데 어떤 장절은 조회수가 5,000회도 넘었다. 그의 대하소설 《졸혼》과 《사랑환상곡》도 인터넷에 련재했는데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한국의 수많은 네티즌 독자들이 온라인을 달구면서 열독하였다. 그는 이번에도 새로 창작한 장편아동소설 《두만강반의 남북골》을 온라인에 올려 네티즌 독자들에게 선보이려 한다고 말했다. 심사숙고한 끝에 소설 작품의 전파 효과를 고려해 이번에 창작한 아동소설 《두만강반의 남북골》(전 2권)도 책으로 출간하지 않기로 하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과학기술이 폭발하는 AI 시대, 종이책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독서의 풍경이 근본적으로 바뀌어가는 현실 속에서도 김장혁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문학의 길을 통해 독자들을 찾아가려는 창작의지를 굳게 다지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세대를 초월해 조선족어린이들의 마음속에 문학의 불씨를 심어주려는 한 작가의 력사적 사명감이며 민족어와 민족문학의 명맥을 이어가려는 지성인의 발로이다.
매체는 변해도 문학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종이책에서 온라인으로, 활자에서 디지털로, 오프라인에서 AI 시대로... 김장혁은 시대의 변화에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그 변화의 물결을 타고 독자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려 하고있다. 그것이 바로 그가 평생을 바쳐 온 문학에 대한 마지막 헌신이며 다음 세대에 남기려는 가장 값진 선물일 것이다.길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