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방 수비 위해 동북에서 신강으로 이주한 력사, 독특한 민족문화로 이어져
시버족(锡伯族)은 중국에서 오랜 력사를 지닌 소수민족이다. 원래 동북지역에 살았지만 청나라 때 일부가 신강으로 이주하면서 지금은 주로 료녕성과 신강의 챠푸챠르시버족자치현, 곽성현, 공류현 등지에 살고 있다. 이밖에도 내몽골 동부와 흑룡강성 눈강시 등지에서도 거주하며 인구는 약 19만명에 이른다.

시버족은 고유의 언어와 문자가 있다. 시버 문자는 1947년에 만주 문자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신강지역의 시버족은 지금도 본 민족 언어와 문자를 사용하며 한어와 위글어, 까자흐어도 함께 사용한다. 동북지역의 시버족은 언어와 생활 방식이 한족과 비슷하게 변화했다. 학계에서는 시버족의 기원을 선비족이나 녀진족의 후예로 보는 견해가 주를 이루고 있다.
▩ 문학과 예술
시버족의 민간문학은 민요, 민간이야기, 속담, 수수께끼 등으로 다양하다. 민요는 서사가, 사냥노래, 사랑노래, 혼례노래로 나뉜다. 대표적인 서사로는 천여행으로 이루어진 〈라시샌투(拉西贤图)〉가 있다. 〈라시샌투〉는 생활적인 내용이 많고 구술로 전해져 민간 음악의 색갈이 짙다. 수렵 생활을 다룬 〈야치나(亚其纳)〉는 시버족의 수렵 문화를 반영하며 매 구절 처음에 ‘야치나’로 운을 뗀다. 사랑을 노래한 〈해란공주(海兰格格)〉는 소녀를 부르는 시버족의 애칭이자 안해에 대한 남편의 애칭이다. 〈삼국가(三国之歌)〉는 민간에서 널리 전해진 《삼국연의》를 바탕으로 편곡한 노래로 한족과 시버족 사이의 문화 교류를 보여주는 력사적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시버족의 전통 민요 중 하나인 논밭가는 ‘거리의 노래’라고도 불린다. 이 노래는 고정된 가사가 없어서 상황에 맞게 즉흥적으로 가사를 만들어 부른다. 하늘과 땅, 해와 달은 물론 사람과 가축까지 다양한 주제를 노래한다. 논밭가는 시버족의 독특한 민요로 다양한 모임이나 밭두렁에서 친지들과 함께 즉흥적으로 즐겨 부른다.
시버족의 음악은 희극음악과 설창음악 두가지로 나뉜다. 희극음악은 양가얼(秧嘎尔) 모란이라고 불리며 평조(平调)와 월조(越调)로 구분된다. 평조는 시버족이 동북지역에서 생활할 때 즐겨 부르던 음악이고 월조는 시버족이 서쪽으로 이주한 후 한족과 교류하면서 생긴 음악으로 한족의 음악 요소도 들어가 있다. 시버족 무용은 크게 고전춤과 베룬(贝伦)춤으로 나뉜다. 손북춤, 말춤, 원숭이춤 등이 고전춤에 속하며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베룬춤은 보통 남녀가 함께 추고 상반신 움직임이 크며 리듬이 뚜렷하다.
시버족 녀성들은 전지와 수놓이 솜씨가 뛰여나다. 특히 수놓이는 시버족 녀성의 대표적인 장기로 꼽힌다. 련애 시절에는 녀성이 남성에게 정성껏 수놓은 담배쌈지를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 거의 모든 시버족 남성들이 이렇게 수놓인 담배쌈지를 지니고 다닌다. 쌈지에는 꽃과 나비, 새 등을 수놓는다. 이밖에도 녀성들은 문발, 베개, 옷자락, 신발 등에 동물과 화초를 수놓기도 한다.

▩ 서천절과 명절
시버족에게 가장 중요한 명절은 서천절(西迁节)이다. 1764년 청정부가 시버족 장병 1,018명과 가족 등 3,275명을 신강 일리 지역으로 보내 변방을 지키게 했는데 그들이 떠난 날인 음력 4월 18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서천절이면 집집마다 음식을 준비하고 둥부얼(东布尔)이라는 본 민족 악기를 연주하며 베룬춤을 추고 씨름, 사격, 경마 등을 즐긴다.
검뎅이칠절(抹黑节)은 시버족의 독특한 명절이다. 음력 정월 16일, 사람들이 서로 얼굴에 솥 검뎅이를 발라가며 한해 농사의 풍작과 평안을 기원한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얼굴에도 검뎅이를 발라도 허물되지 않는다.
이 밖에 음력 정월 25일에 곡식 창고에 제사를 지내는 전창절(填仓节)이 있고 춘절, 원소절, 청명절, 단오절 등 한족과 비슷한 명절도 함께 지낸다.
▩ 생활과 풍습
시버족의 주식은 쌀과 밀가루 음식이다. 위글족의 영향을 받아 볶음밥과 구운빵, 기장죽 등을 즐긴다. 집에서 기른 가축 고기를 큰 그릇에 놓고 직접 칼로 썰어 소금과 파, 마늘 양념장에 찍어 먹는다. 늦가을에는 부추, 피망, 미나리, 양배추, 당근 등으로 짠지를 담가 한해 동안 먹는다.
청나라 때 시버족은 인(人)자형 큰 지붕 가옥에서 살았다. 창문이 크고 많았으며 문틀과 병풍에 정교한 도안을 새겼다. 지금은 벽돌집이나 콘크리트 주택이 대부분이다. 사냥을 할 때는 나이와 상관없이 사냥물을 똑같이 나눈다. 지나가던 사람에게도 한몫을 챙겨준다. 그들은 사냥물은 대자연이 준 것이므로 혼자 차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시버족은 례의를 중시한다. 로인을 공경하고 손님을 열정적으로 맞이하는 것을 덕행으로 여긴다. “스승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부모를 존중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격언도 있다.
또한, 손님을 존중하는 것이 한 가정이나 가족의 문명 정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로 간주된다. 그리고 청결을 유지하고 수자원을 보호하며 공공장소에서 차림새를 단정히 하는 것도 시버족의 사회적 도덕과 개인적 덕행을 가늠하는 중요한 자대가 된다. 례의범절이 사람 됨됨이의 근본으로 간주되고 있다. 큰 명절이나 결혼식, 장례식에서 큰 절을 올리는 풍속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 혼인과 장례
시버족은 일부일처제를 지켜왔다. 결혼 후 녀자가 남자 집에서 생활하는 부권제 혼인이 일반적이며 혼례 절차는 복잡해 보통 며칠에 걸쳐 치른다. 신부를 맞을 때는 량쪽 모두 잔치를 여는데 신부 집에서 이틀, 신랑 집에서 하루를 치른다. 신랑은 결혼식 당일 동트기 전에 신부를 모셔와야 한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창건 된 후로는 시버족과 한족 등 다른 민족 간의 혼인도 늘어났고 사회가 발전하면서 이런 풍속은 점차 사라졌다.
장례는 전통적으로 토장을 해왔다. 고인을 3일에서 7일 모시며 경문을 읽고 발인 전 영결식을 가진다. 하관 후에는 장자가 먼저 흙을 떠 넣고 친지들이 함께 봉분을 만든다.
▩ 금기
시버족은 생활속에서 지키는 금기가 있다. 벗어 놓은 바지나 신발, 양말을 높은 곳에 두지 않으며 옷이나 이불, 베개를 가로타고 지나가지 않는다. 개고기를 먹지 않고 개 가죽 제품도 사용하지 않는다. 집안에 환자나 임산부가 있으면 대문에 붉은 천을 걸어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다.
/중국국제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