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의 감사와 나눔으로 ‘잘 꾸려보세’... 세월 넘어 다시 울리는 연변의 소리
发布时间:26-08-25 08:01  发布人:金昌永    关键词:   

-아리랑 전승인 김순희, 연변작품음악회 <소리와 세월>로 35년 음악인생 노래하다

오는 8월 26일, 아리랑 전승인이자 소리군이자 연변대학 예술학원 부교수인 김순희 가수의 연변작품음악회 <소리와 세월–시간을 노래에 담다> 가 열린다. 19세 때 <님도 둥실 나도 둥실>로 데뷔한 김순희는 지금까지 100여수에 달하는 연변노래를 자신만의 목소리로 소화해내며 연변음악의 맥을 꾸준히 이어왔다. 민족음악풍의 연변가요는 그에게 예술적 뿌리이자 삶의 지표와도 같은 정체성으로 자리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음악회는 지난 35년간의 음악인생을 돌아보는 ‘회고’이자 그동안 응원해준 모든 이에게 전하는 ‘감사’의 자리라고 그는 말한다. 아울러 앞으로의 발걸음을 내다보는 ‘전망’이자 제자·관객과 함께하는 ‘나눔’의 무대이기도 하다. 연변가요, 자작곡, 그리고 제자들과 함께 완성하는 합동무대까지... 풍성하게 구성된 이번 공연은 어느 때보다도 깊은 울림으로 관객들의 가슴에 다가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 20일, 공연을 코앞에 둔 김순희 가수를 만나 전통가요 외길을 걸어온 그의 음악 신념과 이번 공연에 담긴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보았다. 

“솔직히 노래를 시작할 땐 그냥 하라고 해서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음악이 제 인생이 되였고, 제 인생이 음악이 되였더라구요.”

그렇게 말하는 그의 눈빛에는 35년이라는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 “춤군이 되고 싶었지만, 어머니의 손에 끌려 소리군으로...”

김순희 가수는 예술 분위기가 짙은 가정에서 태여났다. 가수를 꿈꿨던 어머니와 화극을 하셨던 아버지 사이에서 자란 그는 어릴 적부터 춤이 좋았다. 무용수가 꿈이였다. 하지만 세번이나 춤의 길에서 락방하며 예술에 대한 회의감과 함께 의기소침해지기도 했다. 

그런 딸을 보며 어머니는 줄곧 딸이 노래를 부르길 원했다. “어머니가 가수의 문턱까지 갔다가 좌절되신 아픔이 있으셨던 터라 제가 대신 노래를 하길 바라셨죠.”

물론 예술이란 단순히 땀과 정성만으로 그 높은 경지에 오를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타고난 재능과 감각이 뒤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리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도 한계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어머니의 권유가 있었더라도 재능이 결여되여있었다면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얘기가 된다.

“엄마의 손을 잡고 노래를 배우러 갔을 때까지도 저는 노래보다 춤이 더 좋았거든요. 그런데 계몽스승이신 고 림명옥 선생님께서 제 노래를 듣자마자 ‘넌 노래로 큰 사람이 될 거야’라고 하신 거예요. 너무 어린 나이라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선생님께서 돌아가시기 직전에도 제 손을 꼭 잡으며 그 말을 다시 해주셨어요.”

그러니 어머니의 권유가 결정적인 계기가 되였을지는 몰라도 김순희 가수는 집안의 음악 유전자를 타고 났던 셈이다. 거기다 스승의 그 한마디가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열여섯살, 그렇게 전통민요의 길에 들어선 그는 이후 스승이 가르쳐준 대로 피나는 연습을 거듭했다. 

타고난 재능과 노력의 결실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피여날 수밖에 없었다. 1992년, 그는 길림예술학원 연변분원(현 연변대학 예술학원)의 첫 본과생으로 입학했다. 그곳에서 그는 또 한분의 인생 멘토를 만났다. 바로 전화자 은사님이다. “오늘의 제가 있기까지 가장 큰 가르침과 사랑을 주신 전화사 은사님이 이번 음악회에 오실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 ”고 말하는 김순희 가수, 은사님과의 만남을 통해 그는 진정한 전문 음악인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했다.

왕훙가수에서 이제는 인기스타로 발돋움한 제자 진진경과 김순희 가수.  

◎“대학 분위기가 저를 바꿨어요”

“춤이 좋았지만 노래를 선택한 이상 저는 정말 열심히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학교 분위기도 달랐어요. 인재를 아끼고 키워내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그 열정이 저를 서서히 바꾸었죠. 음악이 점점 더 좋아졌고 ‘진짜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 4학년이 되면서 그는 더 넓은 음악 세계를 꿈꾸며 한국행을 결심했다. 류학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장학금을 받기 위해 피타는 공부를 하랴, 틈틈이 알바를 하랴... 파란만장했던 그 시절을 지나 그는 2002년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연구생 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배운 걸 고향에 와서 전수해야 겠다는 생각을 안고 돌아온 그는 이듬해부터 모교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그가 양성해낸 제자들만 해도 근 80명에 이른다.

◎“35년, 단 한번도 후회한 적 없어요”

“노래를 시작할 땐 몰랐는데 이제는 음악이 곧 저예요. 35년 동안 음악의 길을 걸었지만 단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어요. 오히려 제가 가르친 제자들이 사회에서, 무대에서 당당히 자리를 잡고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는 모습을 볼 때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성취감을 느껴요.”

언젠가는 제자들과 함께 음악회를 여는 것이 꿈이라고 김순희는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도 제자들은 <풍년가>, <감주타령>, <오돌독>을 무대에 올리며 스승의 음악 세계를 함께 그려낼 예정이다. 축하공연을 위해 달려오는 제자들의 모습을 보며 그는 매번 ‘이게 내 진짜 보람이구나’ 하고 뭉클해진다.

김순희 가수는 타고난 리듬감으로 전통민요의 장단을 살리는 데 탁월하다는 평을 듣는다. 작곡가와 작사가들이 그에게 곡을 맡기고 싶어 하는 리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이러한 그의 진심은 관객에게도 전해졌고 특히 한족 팬들이 유독 많단다. “언어는 몰라도 노래가 전하는 의미를 느낄수 있고 들을 때마다 힐링이 된다고 해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정말 뿌듯해요. 음악은 언어를 넘어선다는 걸 다시 깨닫죠.” 

노래를 통해 맺은 인연이 어느덧 6년, 팬과 가수에서 이젠 힘들 때 서로 도닥여주는 ‘가족’이 되였다.

가목사에서, 강소에서, 외국에서 팬들이 찾아오고 응원 메시지를 보내올 때마다 노래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단다. “저의 노래가 그 누군가에게 행복을 준다고 하는데 그런 기분은 진짜 어떤 말로도 설명이 안되죠.”

◎“연변음악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더불어 <아리랑> 주급 전승인이기도 한 그는 전통민요와 연변노래를 부르면서 항상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 

“우리 음악이 존재하는 리유와 그 아름다운 가락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앞으로도 사람들 속에서 잘 불려지고 오래도록 전승하는 게 제가 해야 할 임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그는 연변가요에 대한 편견도 솔직히 털어놓았다. “많은 분들이 ‘연변음악은 촌스럽다’고 하시는데 그 말이 너무 아파요. 얼마나 많은 음악인들이 보상도 없이 우리 음악을 지켜왔는지 알려주고 싶어요.”

이번 공연에서도 그는 <내 고향 푸른 마을>, <신년가>, <오월단오>, <우리네 소리> 등 연변의 정서가 고스란히 담긴 곡들을 중심으로 무대를 꾸민다.

“우리 음악은 귀하고 소중해요. 아리랑 전승인로서, 소리군으로서, 음악 교수로서 저는 단 한순간도 연변가수라는 자긍심을 잊은 적이 없어요.”

이번 음악회를 여는 목적도 그 연장선에 있다. “35년 동안 저에게 노래를 주고 도와주신 분들께 보답하고 싶어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음악의 아름다움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다만 그는 수백곡을 불렀지만 시간이 짧아 16곡 밖에 무대에 올리지 못하는 아쉬움도 밝혔다. 

◎“음악이 저를 살렸고, 음악이 제 길입니다”

음악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있었기에 그 길을 걸어올 수 있었지만 누구에게나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찾아오는 법이다. 그에게 인생에서 가장 길고 어두웠던 터널은 암 투병기였다. 세차례에 걸친 대수술과 그 뒤를 이은 회복의 나날은 육체는 물론 정신까지 흔들어놓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바로 그 절망의 한복판에서 그는 음악이 자신에게 건네는 위로를 다시금 깨달았다. 

지난 7월 10일 김순희 가수는 가목사에 가서 팬미팅을 가졌다.

“음악이라는 끈이 계속 이어졌기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죠. 음악이 있었기에 살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어요.”그래서 그는 포기하는 대신, 병상에서도 제자들을 가르치며 노래를 놓지 않았다. 조용히 가락을 되뇌이며 어둠을 견뎌낸 자신의 목소리로 다시 무대에 설 날을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돌아왔다. 그 어느 때보다 깊고 울림 있는 목소리를 노래에 담아 관객에게 전하고 있다.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보니 모든 것에 감사한 마음 뿐이라는 그는 이번 음악회에서 <연변사람>, <아름다운 연길> 등 고향을 노래한 곡들로 관객과 소통한다.

이제 그 암흑의 시간을 넘어 웃으며 말할 수 있게 되였으니 “이번 공연이 관객 여러분께 위로와 기쁨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미소 지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단단하게 덧붙였다.

“그냥 음악의 길을 계속 걸을 거예요. 제자들을 가르치고 우리 음악을 알리고 전승에 조그마한 힘을 보태며 살아갈 거예요.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이고 그게 제 행복이니까요.”

이번 음악회의 대미를 장식할 피날레는 <잘 꾸려보세>라는 곡이다. 세월을 넘어, 다시 한번 관객의 가슴에 울려 퍼질 김순희 가수의 개인 음악회가 그 곡의 제목처럼 아름답게 잘 꾸려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길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