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发布时间:26-07-31 11:11  发布人:白一婷    关键词:   

태풍이 창대처럼 휘몰아치는 폭우를 끌어안고 대도시를 덮쳤다. 길가의 백양나무들은 뿌리째 뽑혀 쓰러졌고 산기슭의 별장은 산사태에 파묻혔다. 그러나 척박한 바위틈에 뿌리를 박고 선산을 지키는 소나무는 키 작은 나무들을 감싸 안았고 크고 작은 숲들은 서로 어깨를 맞대며 태풍의 습격을 견뎌냈다. 신문에 실린 이 기사는 우리에게 적지 않은 계시를 준다.

  

아프리카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일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깨닫게 된다. 무엇이든, 누구든 혼자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나무와 숲이 함께 어우러져 산을 지키듯, 희말라야산을 오르는 산악인에게는 그 지역의 셰르파가 길잡이가 되고, 경기를 준비하는 운동선수에게는 코치가 활주로가 되며, 이름난 독창가수에게는 반주자가 함께 해야 한다.

 

조선의 실학자 정약전은 신유박해로 인해 흑산도에서 16년 동안 유배 생활을 하면서도 어부 장덕순의 도움으로 156종의 수산동식물에 대한 명칭, 분포, 형태, 습성을 기록한 《자산어보》를 완성할 수 있었다. 또한 한국의 소설가 박경리는 10여년에 걸쳐 간도 땅의 골목과 거리를 누비며 수많은 학자, 교사, 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우리 민족의 눈물겨운 100년 력사를 담아낸 대하소설 《토지》를 탄생시켰다.

 

지난 세기 90년대초, 나는 러시아 우수리스크에서 철물 장사를 하다가 사기군의 농간에 속아 17만원이라는 큰돈을 날린 적이 있다. 다행히도 내가 세 집을 맡고 있던 올랴 할머니의 도움으로 채소와 과일 장사를 다시 시작했고 덕분에 다시 한번 목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넘어지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넘어지는 일 자체보다, 넘어져서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데 있다. 넘어졌을 때 그 아픔과 슬픔을 삼키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찾고 새로운 돛을 올려야 한다. 한 마을, 한 직장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내것, 네것 없이 모두가 나누던 시절은 이미 저멀리 사라졌다. 상처와 상처가 맞닿아 서로를 비벼가며 살아가는 이 각박한 세상에서 우리가 나누어야 할 것은 돈이 아니라 마음이다.

 

한송이 꽃이 꽃밭을 대신할 수 없고 한방울의 물이 강물을 대신할 수 없듯이 지구촌 곳곳에 모여사는 우리 인간들은 한 사람이 불행이나 역경에 처했을 때 팔짱을 끼고 쓴웃음만 짓거나 구경거리로 삼을 것이 아니다. 넓은 품과 맑은 마음으로 사랑의 손길을 내민다면, 우리 사회는 훨씬 더 포근하고 따뜻한 사랑으로 가득 찰 것이다.

 

돈으로 모든 것을 재단하려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가 서로의 푸른 하늘이 되여주는 일. 그것이야말로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라는 것을 해바라기가 가르쳐 주고 있다.

 

리삼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