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후배성장의 길을 밝혀준 평론가
发布时间:25-05-13 08:20  发布人:金昌永    关键词:   

수필

후배성장의 길을 밝혀준 평론가 

——고 최삼룡 평론가님을 추모하여

       (대련) 계영자

중국조선족문단의 저명한 평론가인 최삼룡 선생님께서 86세의 일기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는 크나큰 슬픔 속에 빠졌다. 선생님은 다시 오지 못할 길을 가셨지만 나는 선생님과 함께 했던 나날들을 영원히 잊을 수 없다.

20여년 전의 일이다. 나는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한때 대련에 정착했던 김파 시인의 소개로 최삼룡 선생님을 처음으로 만나게 되였다. 그후 최삼룡 선생님은 따님이 대련에 거주하게 되자 해마다 대련을 찾았다. 선생님은 대련에 오실 때마다 우리 대련의 문인들을 찾아 국내외 민족문학에 관한 정보와 앞날의 발전 추세에 대한 전망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독특한 통찰력으로 추려낸 문학가치관을 숨김없이 토로하셨다. 동시에 산재지구에 있는 우리들의 심중을 헤아려 연변조선족문단의 최근 상황들을 가감없이 들려주시군 하였다. 선생님의 이야기는 오늘날처럼 정보가 빠르지 못했던 그 시절 문학의 바다에서 헤염치는 우리들에게 마치 메마른 땅에 내린 비처럼 문학을 향한 마음을 촉촉히 적셔주군 하였다. 하기에 선생님을 만날수록 그에 대한 믿음이 더 깊어지게 되였다.  

선생님은 자신의 책이 출판될 때마다 나에게 가져다 주군 하셨다. 그 무거운 짐을 연길에서 대련까지 가져온 그 정성에 감동되여 나는 받는 즉시 빠짐없이 탐독하군 했다. 어느 한 평론집은 근 60만자에 달했다. 그 많은 평론을 어떤 의력과 추구로 쓰셨을가 하는 의문을 가지고 그의 평론을 읽고 읽는 가운데 그 답을 알게 되였다. 그가 추구한 리상은 바로 문학의 진정성과 아름다움의 단호한 수호자가 되는 것이였다.

2008년 나의 첫 수핍집 "추억의 깊은 곳엔 파란 꽃이" 편집이  마무리될 무렵 소식을 알게 된 선생님은 그 원고를 모두 가져다 읽으시고 “참 좋은 글을 썼다”고 고무격려의 전화를 걸어온 동시에 “한 녀 교육자의 보람찬 인생과 풍부한 내면세계”란 평론을 써서 보내왔다. 나는 선생님께서 저의 창작의도와 사상감정을 그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작품 속에 깔린 사회, 문화, 인성문제까지 발굴해 낼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 평론이 있음으로 하여 정식으로 출판된 나의 수필집이 특별한 의의를 갖게 되여 나는 그 평론을 지금껏 내 자신의 창작활동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고 있다.

언젠가 나는 선생님과 사모님을 모시고 대련해변가 로호탄 근처의 밥점에서 식사를 초대한 적이 있었다. 당시 사모님은 밍크코트를 입으셨는데 허리가 약간 불편하여 선생님의 보살핌을 받고 있었다. 선생님은 자신의 평론에 관해 말씀을 하셨고 나는 실화문학 창작중이라고 말씀드렸다.

“계선생, 새로운 글을 쓰고 있다니 참 좋습니다. 나는 1939년 생 로인이여도 지금껏 글을 쓰고 있습니다. 계선생은 한창이니까 글을 많이 쓰세요. 지난번 수필집에 실린 글들도 참 잘 썼습니다.”

선생님의 나에 대한 배려는 고무격려에 그치지 않았다. 나의 창작현황과 의도를 아신 선생님은 연길로 돌아가신 후 창작에 참고하라며 새중국 성립후 년대별로 나누어진 력사서적을 세권이나 보내왔다. 나는 선생님께서 보내온 그 력사서적들을 읽으며 선생님의 후배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크나큰 기대를 심심히 느꼈다.

2018년, 나의 실화문학 《원색기억 —— 동북에서의 조선족 일가의 이야기》가 출간되였을 때, 선생님은 바쁜 몸에도 불구하고 대련에 오셔서 작품집 출간식에 참석하시고 "대련에 계영자라는 녀자가 있다 —— 《원색기억: 동북에서의 조선족 일가의 이야기》를 읽고"이란 평론을 발표하셨다. 선생님은 평론에서 8개 측면으로 작품의 내재적 가치를 분석, 발굴하여 저자인 나와 독자들 사이에 사닥다리를 놓아주었다.

어느해 여름 어느날, 선생님은 전날에 대련에 오셨다는 소식을 보내왔다. 나는 남편과 함께 선생님의 친구 두분을 집으로 모셨다. 나는 서투른 료리솜씨임에 불구하고 밖에서 맛 봤던 음식을 상기하며 그 본을 따서 나름대로 정성껏 상을 차렸다.

“황어탕은 기름 한방울 보이지 않아도 참 별미구만!”

“가늘게 썬 건두부는 볶지 않고 참기름을 살짝 뿌렸는데 맛이 좋구만!”

선생님은 상에 오른 평범한 음식들을 하나 하나 맛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날 술을 좋아하는 선생님과 자리를 같이 한 두 친구분 모두 몹시 즐거워하셨다. 나는 그번 밥상에서 선생님의 깊은 리해심과 넓은 아량을 절실히 느꼈다.

선생님을 잃고야 나는 선생님 생전에 연길에서 선생님을 찾아뵙지 못한 유감을 심심히 느낀다. 이제 남은 생에 좋은 글을 많이 쓰는 것으로 선생님의 후배에 대한 그 정성에 보답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