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키 콤플렉스
发布时间:23-08-22 01:29  发布人:金昌永    关键词:   

수필

키 콤플렉스

(심양) 김춘련

며칠전 제자를 만났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선생님이 우리 담임했을 때 정말 젊으셨는데 우리 반 애들은 선생님을 무서워했어요.”

“내가 무서웠다고?”

“무섭다기보다는…음… 선생님은 세련되고, 지적이시고, 카리스마도 있고, 딱 보면 풍기는 아우라가 있어 너무 좋았는데요, 범접할 수 없었다고 할까요. 아무튼 쉽게 다가가지 못했어요. ”

 “하하 그랬어? 기분 좋은데~ 근데 말야 그냥 쎈 척 했던 거야~”

나는 키가 작은 렬등감이 있어서 남이 나를 얕잡아 볼가봐 강한 척 쎈척 하군 하는 게 솔직한 내 마음이다. 그럴만한 사연도 있고 말이다.

중학교 때, 사범학교 입학시험을 봤다. 필답시험에서 무순시에서 1등했다. 그런데 신장 미달로 면접에서 떨어졌다. 나는 죽고 싶을만큼 괴롭고 아팠다. 키 작은 자신이 밉기도 하고 또 작게 낳아 주신 부모님을 원망도 하였다. 작은 키로 태여난 것이 고등학교 졸업할 때도 시련이 있었다. 대학입학성적은 좋았는데 키 작다는 리유로 1지망 대학에 못가고  2지망 대학에 가야 했다.

학창시절에 키 작아서 받은 서러움과 정신적 고통은 이만저만 아니였다.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대상 찾을 때 일이였다. 어머니는 내가 키가 작아 시집 못갈가봐 심양에 분배받았다는 소식 듣자마자 심양 시내에 살고 있는 사돈의 팔촌까지 동원하여 중매를 부탁했다. 

갓 출근했을 때 일이다. 대학교에서 기숙사로 부친 짐도 못다 정리했는데 소개가 들어왔다. 총각집은 북항(北行)에 있고 경찰대학 졸업하고 본교에 남았다고 했다. 소개자는 우리 집이랑 사돈되는 사람인데 직접 그 총각을 본적은 없고, 소개자 친시누이 시동생이라 시누이 말 듣고 나를 소개했다. 소개자는 결혼하면 세간 내줄 아파트 한채 있고, 자가용도 있다고 말하면서 흠이라면 키가 좀 작다는 것이였다. 90년대 초에는 결혼할 때 집 있고 차 있는 사람이 드물었다. 그 당시 나는 남친 찾을 때 그저 사람 좋고 대학 나오고 키가 커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실은 키가 커야 한다는 게 첫자리였다. 나는 소개자 말 들었을 때 비록 키가 작다고 했지만 경찰학교를 졸업했다니까 소개자가 기준해 놓은 키겠거니 생각하고 일요일에 보겠다고 대답을 했다. 토요일 오후, 퇴근하고 자전거 타고 집으로 달렸다. 동내 입구 큰길가에 다달았을 때 큰 남동생이 마중나와 있었다.

“누나, 누나 빨리 딴데로 가라, 남자 왔어, 武大郎같애, 보지 마!”

동생 말에 실망했지만 그래도 우리집까지 찾아 온 사람을 그저 보내는 건 례의가 아닌 것 같아 집으로 들어갔다. 나는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된 상태라 덜 긴장했다. 서쪽방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눈에 띈 것은 얼굴이 아니고 방에 걸쳐있는 다리와 바닥에 닿지 않은 발이였다.

손님을 바래드리고 방에 들어서면서 ‘우리 딸은 키는 작아도 팔다리가 늘씬해보이는데, 그 사람은 팔다리가 몽톡해서…’하며 혼자말처럼 되뇌던  엄마를 보면 당신도 별로 탐탁치 않은 것이 분명했다. 그날, 나는 내색은 내지 않았지만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속이 상하고 화도 많이 났었다.

후에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였다. 아들 키울 때의 일이였다. 나를 닮아 키 크지 않을가봐 영양섭취에 무척 신경을 썼다. 첫 두달은 모유를 먹였는데 모자라서 젖소 기르는 곳에 가서 금방 짠 우유를 사서 1년 반 동안 끓여 먹였다. 다행히 아들은 동년배들보다 훤칠하게 자라주었다.

그 당시 나는 아들이 한끼라도 우유를 못마시면 키 크는데 지장이 있을가봐 아들 돌전에 심양 시외에 있는 부모님 집에 한번도 가지 않았다. 부모님은 내 마음을 리해했으나 두 남동생이 조카가 보고 싶으니까 투덜거렸다. 나는 키 작은 콤플렉스가 있어 아들이 소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공부성적보다 영양관리에 더 신경을 썼었다.

나는 살면서 키가 작아 참 많이도 비관했다. 그만큼 키 작은 것이 렬등감으로 작용하여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어디 모임이나 회의 같은데 나가도 어떻게 하면 키 커보이게 차릴가 시간을 들여 장농안에 있는 옷들 다 꺼내놓고 바꿔가며 코디하군 했다. 

지금에 와서 내 삶을 되돌아보니 키 작은 것이 오히려 나를 돋보이게 하는 기폭제 역할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키가 작은 덕분에 상대방이 얕보지 못하도록 내실을 기하는 노력을 많이 했다. 특히 교사의 길을 걷게 된 나는 학생들에게 약점을 잡히지 않기 위해 수업만 끝나면 도서관에 발이 닳도록 다녔고 학생들을 압도하고 학생들한테 인정받아야겠다는 생각에 교수 참고서와 문학작품을 섭렵하고 교과서에 발취된 명작을 암기할 때도 있었다. 나는 키가 작아 삶의 과정은 어려웠지만 그 덕분에 학생들의 존경을 받고 학생들이 따르는 교사가 됐다. 학생들의 카리스마가 있고 매력이 넘친다는 말을 들을 때 기쁘고 뿌듯하고 행복하다.  

키가 작아, 한때는 불평 속에 부모님을 원망도, 미워도 했지만 지금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