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편의 극작품, 16명의 ‘매화상’ 수상자, 19차례의 수준 높은 공연 그리고 깊은 울림을 남긴 한차례의 교류까지 지난 5월 상해는 연극의 향연에 흠뻑 빠져들었다. 5월 21일, 중국문학예술계련합회, 중국희극협회, 상해시가 공동 주최한 ‘제1회 중국 희극 매화상 국제화 우수극목 전시공연’이 상해에서 막을 올리며 전통과 현대, 중국과 세계를 잇는 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은은하고 부드러운 곤극과 중후한 경극, 감미로운 월극과 호방한 예극이 어우러진 이번 무대에서는 로중청 3대를 아우르는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남북의 다채로운 소리와 가락을 한껏 뽐냈다. 특히 이번 행사는 ‘희극 진흥 3개년 행동 계획(2026년─2028년)’을 실행에 옮긴 혁신적인 실천으로 매화상 브랜드의 국제화를 도모하고 중국 희극의 ‘현지 국제화’라는 새로운 모델을 모색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이번 공연은 올해를 시작으로 상해에서 2년마다 정기적으로 개최되며 중화 우수 전통문화와 세계 문명간의 교류와 상호 학습을 지속적으로 견인할 예정이다.
이어서 5월 24일에는 ‘중국에서 세계로: 희곡 예술과 현대 국제희극의 교류 및 상호 학습’이라는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국내외 희극 예술가와 국제 희극축제 기획자, 극장 책임자 그리고 학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희곡의 문화전파가 지닌 본질과 그 경로에 대해 깊이 있는 론의를 나눴다. 참석자들은 ‘중국 희곡의 해외진출은 일방적인 문화 보여주기가 아니라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대등한 대화여야 하며 서로의 차이 속에서 공생하고 공감하는 과정이 되여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중국희극가협회 분회 당조 서기 겸 상무부주석인 진용천은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단순히 작품을 해외로 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쌍방향 교류의 다리를 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8세기 《조씨고아》가 유럽에 전해진 것을 시작으로 100년 전 매란방이 경극을 미국 무대에 올리기까지 중국 희곡의 세계화를 향한 발걸음은 멈춘 적이 없다. 이제 진극 《장주시처》, 곤극 《모란정》, 무극 《삼타백골정》 등 매화상 수상에 빛나는 우수 작품들이 로므니아, 한국, 영국, 로씨야 등의 무대에 오를 차비를 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희극은 이제 단편적인 문화소개를 넘어 체계적인 문명간의 상호교류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국제희극협회 사무총장 진중문은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결코 한편의 공연이나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는다.”며 “우리는 희극을 통해 서로가 세계를 리해하는 저마다의 방식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리묘쥬 프랑스어권예술축제 총감독인 하산 카시쿠야테 역시 “희극은 상대방을 알아가는 과정이자 동시에 나 자신을 명확히 들여다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 관객이 중국 희곡을 리해하지 못할가 봐 걱정해본 적이 없다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치는 사랑과 선함 그리고 지혜이며 희극은 바로 이를 표현하기 때문”이라는 따뜻한 통찰을 전했다.
상해희극학원 연출학부 주임 로앙은 온라인 소통이 아무리 편리해졌어도 진정한 문화 충돌은 같은 물리적 공간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작의 한계에 부딪쳤던 한 미국인 연출가를 초청해 미완성작인 《겨울이야기》를 중국의 강의실로 가져오게 한 뒤 중국 희곡 및 화극 배우들과 함께 실험적인 작업을 진행한 일화를 소개했다. 일주일 후 서로 다른 스타일로 연출된 5개의 막을 본 미국인 연출가는 격한 감동을 표현하며 “이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내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주었다.”고 고백했다. 로앙 교수는 이 사례를 통해 오프라인의 중요성, 융합의 중요성 그리고 공동 창작의 중요성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음을 재확인했다.
상해발레단 단장 계평평 또한 ‘현장성’이 지닌 독보적인 가치에 주목했다. 그는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오늘날일수록 극장 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이 사람들에게 평온한 마음을 선물하며 나아가 삶의 본질과 온기를 깨닫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상해희극학원 교수 라회진은 앞으로 나아갈 길을 ‘현지’, ‘현장’, ‘혁신’이라는 세가지 주제로 명쾌하게 짚어냈다. 세계를 향할수록 오히려 본토에 깊이 뿌리를 내려 고유한 문화적 정취를 지켜내야 하고 전파경로가 다양해질수록 극장이라는 공간을 사수해 관객과 무대 사이의 련결고리를 놓치지 말아야 하며 기술이 발전할수록 뉴미디어와 기술을 날개로 삼아 더 많은 이들에게 희곡의 아름다움을 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행사를 관통한 핵심 주제는 바로 ‘희극을 통해 우리는 서로를 바라본다’였다. 세계 무대 우에 중국 희곡의 애틋하고 부드러운 가락이 울려퍼지고 서로 다른 피부색과 언어를 가진 관객들이 하나의 선률 안에서 숨을 죽이는 순간 희극은 모든 장벽을 뛰여넘어 우리를 진정으로 그리고 깊이 서로 마주보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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