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낙 타(骆驼)(외3수)
发布时间:22-01-07 11:01  发布人:金昌永    关键词:   

낙 타(骆驼)(외3수)

   (북경) 최현

 

뫼에 눌려 사는 목숨

숙명인걸 어쩌겠나

사자처럼 생겼어도

신세 왕창 바뀔텐데

관상을 살펴보니

양을 무척 닮았네

 

관목 잡초 거친 곳에

먹이 불평 없었겠나

모래 바람 이기노라

고생 되우 많겠구먼

모가지는 길게 처져

떨어질라 위태롭고

다리가 긴걸 보니

평생 떠돌 팔자인데

어쩌다 바라 뵈는 신기루에 홀딱 반해

자넨 사막을 떠날수 없는가 보네. 

 

 

시계 바늘 인생

 

나는 초침이라오

그대는 분침이라오

 

바다를 헤매도는 낡은 똑딱선처럼

나 쉴새없이 그대 문가를 돌고 돌아도

그대는 간혹 가다 움칫거리는

그대는 솔직히 교만한 분침이라오

 

붉고 가는 이 내 몸은 항상 불안에 떨리는데

 

환갑숫자 채우며 돌고 돌아야

그대는 마지못해 한번 꿈틀거리고

그대가 드디여 육십번 운신할 때

나 벌써 삼천육백바뀌 뛰여야 하는 억울한 신세

 

나 그래도 따르고 또 따르겠나이다

그대가 따르는 물건이 더 굵고 당당한 시침이기에

그대와 그대 시침이 향한 곳에

더 넚고 영원한 시공이 (时空)이 펼쳐져 있기에

 

나 힘들고 억울해도 괜찮아요

사랑합니다

 

 

계절의 노래(四季歌)

 

가을 되여 락옆지니

가고픈 그 곳 또 그리워진다

 

겨울까지 기다려야

겨우겨우 그 사람을 만날런가

 

봄이 오고 꽃이 피면

보고픈 그 사람 꼭 찾아가서

 

여름에는 오는 여름에는

여기저기 두울이서 꽃길만을 걸을거야

 

 

           

우   산

 

그 시절 우리에게는 분홍빛 우산 하나가 있었다

 

비오는 날이면

우리는 그 우산을 펼쳐 들고 세상에 나왔다

한 우산안의 우리는 서로 얼굴을 볼 수 있었고

한 우산안의 우리는 다른 길을 걷지 않았다

하늘이 보거든 우리는 하나였고

하늘을 보고든 하늘도 분홍빛 하늘이였다

찬 비가 떨어져 우리의 어깨를 더러 적시긴 하여도

우리의 마음은 마냥 따스하기만 했다

 

지금 우리에게는 우산 두개가 있다

 

비오는 날이면 너는 너의 빨간색 우산을 펼치며 나서고

나는 나의 검은색 우산속에 들어가 버린다

두 우산속의 우리는 서로 얼굴을 볼 수가 없고

두 우산을 든 우리는 가까이서 걸을 수가 없다

하늘이 보거든 우리 이제는 하나가 아니고

하늘을 보거든 하늘도 단색의 하늘이 아니다

찬비가 떨어져 더는 우리의 몸을 적시지 못해도

우리의 마음은 그냥 차기만 하다

 

그 시절 우리에게는 분홍빛 우산 하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