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허공, 깊은 곳에서(외7수)
发布时间:21-09-17 09:10  发布人:金昌永    关键词:   

허공, 깊은 곳에서(외7수)

 (연길) 리련화

오늘을 고집스레 버텨낸 이방인

똑같은 태양에 불을 지피고

남으로 기울어지는 지평선으로 날아가는 새

고개를 들고 죄를 응시한다

허공 깊은 곳으로

외줄을 타는 삶과 더불어

아슬아슬 얇은 바줄우에서

누구도 슬퍼할 권리가 없다

묘기를 부리는 일

한발로 창조된 줄 우 세상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의 꿈

 

자유를 꿈꾸는 여백에는 과정이 없다

고비를 넘기고 넘기는 동안

구불구불 릉선의 인연은

매듭이라는 것을 봄날은 모른다

아픔과 절망의 겨울은 흐른다

빙글빙글 도는 끝

허공의 늪

아슬아슬, 발돋움 동으로 걷는다

 

 

너라는  행성

 

동녘에도 아직도

꼬불꼬불 긴 산길, 북두칠성 아래  련꽃

어여쁘게 피여난 섬

 

은빛 물보라 이슬 한 방울 새벽의 그물을 관통하면

온통 보석가루가 될 것이라는

전설 같은 빛  꽃무늬를 읽는다

 

 

빚어진 새벽

 

두개의 목이 닿았다.

불꽃이 화라락 날아오르기에

이 풍경은 조금씩 걸어온다

 

서로의 살갗이 쉴 새없이 려행의 중심에서

밤을 지새운다

표정이 비애를 관통한다

투명해지는 동공은 누워있는 세계를 목격한다

 

손가락이 길어질 때

다정함이 깊어진다.

자상한 시간이 흐르는 지상끝

검은 열매들이 탐스럽게 누워 있다

 

더듬더듬 입을여는 새벽

초록의 깊이가  맑은 숨결 쏟아내고

 

토하는 꽃숨

 

보라빛이 투과하는 여백이다

 

 


밤의 본문

 

불빛이 먹먹하다

돛배가 항해한다

소설이 펼쳐진다

오래된 잠은 깨여있지 않다

바다가 움켜진 것은 파도뿐이다

밤의 경계에서 돌아가려는 사람이 스친다

진실은 들리지 않는다

하늘을 향한 심장의 고조

흘러내려오는 저 세상의 첫페지

파도소리는 끊임없이 끓어오른다

썰물과 밀물의 경계

침묵과 약속, 리해와 미소

내내 무소식인 발단이 한 차례 암호를

초대한다.

밤의 시작은 밤의 끝을 무던히 수용하고 있다

 

 

 

아름다운 나날

 

  

어두운 부분으로 잠겨 들 때는 봄만 그린다
낮과 밤사이

 

겨울의 혼돈이 엄습하여도
우리는 하나로 된다

 

머리 반쪽은 서두를

떠올리고
밝아오는 아침의 희열을 만끽한다

 

꿈의 표면에서

달콤한 하루가 부풀어오른다

 

뜨거운 파도는 우리를 어디론가 몰고 갔다

 

모래알을 꾸미고 기포가 되여
유일한 날을 꿈꾼다

 

달빛에 젖은 발목은 마력에 빠져버린다

 

가장 높은 파도에 뒤섞인 표정
둥근 입술

 


푸르고 생생한 추억들

 

낯익은 서로의 얼굴이 바뀔 때
고요한 숨, 투명한 한쪽 귀를 침공한다

 

 

빈방의 깊이

 

어둠이 넘실넘실 출렁인다.

남쪽으로 기울어지는 지면우로 어긋한 표정들이 뻣어나간다

얕은 문틈으로 사라지는 가냘픈 손짓이 보인다.

 

하나의 음절을 토할때 모음은 무덤속에서 기립한다.

보이지 않는 끝을 묵묵히 바라보자

꽃순을 밟고 봄밤이 온통 자음을 물들여 놓는다.

어둠은 늘 어떤 굴절도 거뜬히 감내한다.

 

두런두런 빈방에 서식하고 있는 침묵들을 풀어본다

하지만 간격이 넓다. 그것은 해묵은 인사를 건네는 방식이 아니다

 

고독이 목젖을 타고 내려와 온통 뿌옇다. 희미함은 깊어졌고

측은하다.  먼 행성으로 쏜 별은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  

시선은 머물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곳으로 누워

조금씩

삭막해진다.

 

 

어떤 추억

 

둥근 문이 열리기 시작했지

태양 들끓는 벌판 가운데

난 침묵의 소란속에서 책을 읽느라

갑자기 시작된 너의 독백이

무색해져도, 온화해져도

감지 못했지

봄의 왈츠가 진행되고 있다면

짙푸른 땅 밟고 오렴

서서히 다음 단계에 맞춰 회색빛이 감돌고

천천히 나를 일으키는 너의 안부

구름이 낀 창문

치명적인 피를 흘리는 동안

마지막 문턱조차 넘지 못한 쉰 목소리

먼산 언저리 길 잃은 작은 새

무슨 언어를 전하고파서였나

 

이제 너란 페이지를 넘기면

진실의 모퉁이를 서성이는 행성

그만 놓아주라는 시간의 예언

어떤 기억도, 떨림의 롱런은 있다

 

 

침묵

발은 오래 머물러있지 않는다 뭉텅 잘려나간 날개의 단면,

눅눅한 그림자가 출몰,헝클어진 머리카락 조금씩 조금 공기가 메말라들 때까지 젖은 발가락 닿이는것들

춤추는 하늘, 음은 정지되지 않지

잠긴 청각을 열어야지

고요를 관통하는 모든 뿌리, 아주 단단하고 간격은 제법 고르지 않아

들쑥날쑥 서둘러 맞물려서 낮은 건반을 넘나든다.

은밀히 구석으로 번지는 立体의 선,  스멀스멀 허공을 튀여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