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산다는 것(외1수)
发布时间:21-01-27 10:15
发布人:金卓
关键词:
시
산다는 것(외1수)
(연길)최수옥
한 획의 빛으로 그윽한 저녁
된장찌개 끓이는 동안
시집을 들여다보는 작은 녀자
달빛 한줄기 썰어넣으면
감자 호박 청고추와 어울린
시 읊는 소리 들린다
구름 사이 초승달
구들목 고양이 눈에 들어앉으면
하루를 갈무리하는 찌개는
부드러운 시어들을 곱씹는다
녀자가
피여난 얼굴을
저녁빛 시속에 숨기는
저녁이다
이 가을에
마지막을 준비하는 나무잎
고요속 그
예지의 몸짓은 바라본다
추녀끝에 매달린 풍경소리
저문 가을 숲에 젖어들면
황홀해서 슬펐던
어두워서 환했던 기억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내 빈들에 서성인다
한잎 한잎 내려놓고
말없는 나무처럼
마음 깊이 자리잡은 모난 생각들
없는듯 내려놓고 싶은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