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8월을 물들이는 시골의 이야기(외4수)
发布时间:20-09-21 08:52  发布人:金卓    关键词:   

8월을 물들이는 시골의 이야기(외4수)

      (연길)김학송

 

소나무  봇나무 사이 사이로

반가운 기별이 돋아오르면

새벽안개 헤치는 거쿨진 손이

구름나무에 옹맺힌 가난의 매듭을 풀어낸다

 

호랑이 꼬리밟는 발자국 소리…

그 소리의 정체는 무엇인가?

 

하늘길로 달려오는 8월의 소망이

골연마다 하아얀 꿈이 되어 흘러가는데

고개 넘어 들려오는 송이의 웃음소리가

시골의 번뇌를 세월 밖으로 던져버린다

 

 

송이와 인간

 

하늘을 향해 요동치는 고놈이

참 대견하고 존경스럽다

두둑한 뱃짱으로 나서 자란 땅을

해해년년 떠받들고 일어서나니

아, 송이야 내 고향의 착한 아들이여!

 

 

다람쥐

 

이슬 속에 숨은 별을 가랑잎에 얹어놓고

꼬리끝에 이는 작은 바람으로 산을 찾는 이들에게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한다

 

새 잎 피는 구름의 가지에서

파릿하게 움터나는 그리움을

햇살의 뜰채로 건져내며

안개보다 더 가벼운 몸짓으로

사뿐, 사뿐히 이승의 바다를 건너고 있다

 

 

약수터의 아침

 

산안개 굼실대는 약수터로

여명의 옷을 곱게 챙겨입은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여든다

간밤 소나무 가지에서 꿈을 동냥하던 다람쥐가

두 귀를 벌쭉거리며

이 사람 저 사람과 정담을 나누고

샘물은 졸졸졸 맑은 소리로

신을 대신해 노래를 부른다

약수 한 두통에 솔향기까지 덤으로 받아안은 사람들은

뒤따라 온 소음을 산 속에 버리고

마음의 짐을 산바람에 날려보내고

바위 사이로 가물거리는 오솔길 따라

메새들이 들려주는 샘물의 이야기를

어깨 위에 둘러메고 사라진다

 

 

돌 노래

 

트롯맨이 되여

트롯돌이 되여

돌들이, 아름다운 수석들이

신나게 신나게 노래 부른다

먼 별 향하여 가슴을 열고

계절의 노래, 우주의 노래를 부른다

허위로 표정을 분식하지 않고

엄살로 행복을 위장하지 않고

생긴 모습대로

주어진 자리에서

인고의 세월만큼, 상처의 깊이만큼

넉넉한 함묵, 절실한 마음 가다듬어

소리 없는 소리로 노래 부른다

대지를 위하여 아름답게

인류를 위하여 성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