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솔나무의 눈물(외 3 수)
发布时间:20-09-21 08:50  发布人:金卓    关键词:   

솔나무의 눈물(외 3  수)

     (단동) 허형행

푸르름은

솔나무의 순진한 신념이다

 

살벌한 언덕에서

삼동 한풍의 태질과

삼복날 작열하는 혹염에도  

청청하게 푸른 신념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청송도

이따금 우울할 때가 있다

때로 북바치는 진정에 투명한 눈물을 떨군다

막연한 그리움에

향수병을 앓고 있는것이다

 

혼령을 지키는 선산 고송이

섬뜩한 까마귀소리마저 듣고싶어지는

숨 막히는 적막속에서

그윽히 눈물을 짓는것은

극진한 효성도 비기지 못한다

 

백사장에서

해풍에 설레이는 송림이

창파 만리 흘러보낸 구원한 세월에

눈물로 굳건히 지켜온 신념의 결정체는

천고에 빛나는 호박(琥珀)이다

 

 

행복

 

행복은

만족이 아니고

향락이라고도 못하고

아름다움과는 더욱 감수마저 다른

 

그저 

태여난 세상에서

실의와 고난에다 아픔까지

달갑게 받아들이면서 고스란히 사는

 

주어진

생명의 은혜

삶 자체가 감격스러울 때는  

어데서나 행복의 진제를 실감할수있다

 

순진한 

행복은 빛나지 않는다.

 

 

곡우

 

오늘이 곡우다

그러나 비는 오지 않았다

나는 음트는 싹들을 보며 기다렸다

 

노란 방초가

푸르러 파도치기에는

궂은비가 아닌 보슬비도 족하련만

 

기다림은 

나의 심기의 전부였다

절기는 언제나 천기보다 부지런했다

 

게으른 천기가

하늘가 구름우에서 머뭇거릴 때는

이미 망종이였다.

 

 

산인의 선택

 

입산을 다짐하고

산문에 들어서는 순간 하늘이 울었다

감격이 아닌 망연한 충격인듯

 

까치 두 마리  

깍깍거리며 둥지를 떠났다

나는 산중턱 갈림길에서 서성거렸다

 

앞산에는 

세상사에 눈을 감은

편곡한 은둔자의 와옥 삼간

 

뒷골짝에는 

속세에 멀미가 난

삭발들이 해탈을 꿈꾸는 암자

 

나는 막장골짝

야수들의 소굴을 찾았다

문명의 흔적이 없는 야만속에서

아직도 숨쉬고있는 천고불변의 야성으로 돌아가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