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련못을 보며(외3수)
发布时间:20-09-14 09:41  发布人:金卓    关键词:   

 

련못을 보며(외3수)

     (심양) 김서한

 

소가툰 청년교(靑年橋) 아래

련꽃이 피여나는 늪가에서

그대가 련잎 하나 따서

모자로 씌워 준 후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냥 그 련못이 정겨웁다

 

련꽃이 피여나는

련못 가까이만 가도

나도 몰래 숨결이 가빠오고

심장 뛰는 소리 쿵쿵 울린다

 

나를 위해 자란 듯

나를 위해 피여난 듯

활짝 웃고 있는 련꽃을 보면

온종일 흐뭇하다

 

 

바느질

 

집안 한 구석에 박혀있던

반짇고리를 꺼내

바늘구멍에 실을 꿰고

떨어질까말까 하는

웃옷 단추를 단다

 

엉뎅이에 칼이 달려

솜바지가 터진다며

호호호 웃겨주며 기워주시던

나처럼 젊었던

엄마가 왔다 간다

 

 

이팝꽃

 

할아버지는 이팝꽃을 올려다보며

입을 다신다

어린 손주는

할아버지 입을 올려다 본다

 

쌀독에서 인심 난다는

가난했던 시절

할아버지 빈 쌀독에서 퍼내는

구수한 옛이야기들

수두룩이 흘러나온다

 

손주가 따려고 손 내밀면

하얀 꽃이 통통 튕기며

할아버지 머리우에

곱게곱게 내려앉는다

 

 

앞장 서 가다

힐끔 뒤돌아보고

뒤따라 오다

가끔 소리 짓고

 

멀리 바라보다

머리 숙여보고

곰곰히 생각하다

가던 길 계속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