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세상을 다 가진 사람,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
发布时间:20-09-11 11:17  发布人:金卓    关键词:   

  

[김연혜 기자]  여기, 세상을 다 가진 한 사내가 있다. 세상을 제패할 돈도, 가족도, 번듯한 외모도 없고 야망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세상을 다 가질 수 있었다.  크다면 큰, 그러나 한 사람의 인생을 다 품기엔 너무나도 작은 것이 아닌가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바다 우의 세상. 그 세상을 온전히 살아낸 한 사람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영화가 바로 《피아니스트의 전설》이다.

 

영화 속 주인공 나인틴 헌드레드는 유럽의 이민자와 부호들을 꿈의 나라 미국에로 잔뜩 실어다주던 ‘베지니아호’에서 태여나고, 박스에 담긴 채로 버려졌다. 갓난아이를 데려다 키운 것은 다름아닌 배에서 일하던 로동자 대니 부트먼이였다. 나인틴 헌드레드가 8살이 되던 해에 예고없이 들이닥친 사고로 목숨을 잃은 대니 부트먼, 그 때부터 그는 배에서 한번도 떠나지 않은 채 살아간다.

 

배에서 그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리유는 타고난 피아노 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배운 적 없음에도 피아노로 모든 사람들의 모습과 여러 감정들을 말하고 표현할 줄 아는 재능이다. 배 안에서 나인틴 헌드레드는 연주하는 매 순간들을 즐기는 자유인, 아무도 막을 수 없는 ‘베지니아호’의 진짜 주인이다.

 

나인틴 헌드레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끝을 향해 달려가는 자신의 운명이 배와 같음을 일찌기 예견했다. 배는 그가 만들고 꿈꾸던 세상의 전부였고 음악은 그가 유한한 환경에서 연주할 수 있는 무한함이였다. 륙지에서 내려 수많은 길중에서 하나를 택하고 단 한사람과 정해진 땅에서 숙명처럼 살아가야 하는 인생은 답답함 그 자체였을 것이다. 음악을 향한 순수함을 간직한 천재의 일생은 안타까움과 경이로움을 동시에 안겨주는 긴 여운의 명작으로 남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