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아름다운 리별
发布时间:20-05-22 10:32  发布人:金卓    关键词:   

수필 

아름다운 리별

     (상지) 강효삼

  새농촌 궐기와 더불어 진행하는 마을 건설, 그래서 우들투들하던 마을의 흙길이 허여멀끔한 시멘트 길로 포장되고 길옆에는 미관을 돋구느라 꽃들을 가득 심어 마을은 한결 아름답다

  하지만 점점 좋게 변하는 마을에 가장 섭섭한 것은 사람들이 많지 않는 것이다. 사람들이 자꾸 떠나버려 마을은 더없이 조용하다. 언제 쳐놓았는지 비닐박막을 두텁게 친, 사람이 살지 않는 집에는 묵직한 자물통이 힘겹게 매달려 있다. 풀이 그득한 마당엔 뜨락 처마밑에까지 민들레꽃이 피여있다. 어쩜 이런 집이 한 집 건너 한 집은 되는상 싶다. 사람들이 너도나도 고향을 버리고 떠나감으로 하여 아마 이런 풍경은 중국조선족농촌 거의가 쉽게 볼 수 있는 이 시대의 풍경이여서 이제는 퍼그나 눈에 익었을상 싶다

  우리 족속들의 고향떠나기, 어쩌면 원초의 그 떠남이 시작된 그때부터 우리의 운명은 떠남의 련속이요 떠남의 력사인것인가? 그 동안 우리는 얼마나 많은 떠남을 되풀이하며 이 땅에서 살았던가? 정착 초기, 강줄기를 따라 자리를 잡고 농사를 짓다가 수원이 단절되거나 혹시 주위 이민족들의 과롭힘을 받거나 학교가 없어지거나 하면 가차없이 보따리를 싸 가지고 떠나갔다. 그래서 한족들은 우리 민족을 “보따리민족”이라고까지 하였다. 지금도 이 땅에는 우리 민족들이 살다간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데 “꼬리툰”,”꼬리꺼우” 하는 등등의 고장 이름들은 죄다 초창기 우리 겨레가 살다간 고장들이다. 우리는 이렇게 힘들게 개간을 하여 사람이 살만하게 만들어 놓고 또 다른 곳으로 가서 그곳을 개간해 놓았는데 이렇게 이사를 다니면서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곳도 한 두곳이 아니다. 한족들은 한 두집이 살고도 소가툰이요, 왕가툰이요 해서 마을이름을 아에 개척자의 이름으로 정했는데 말이다.

  이 땅에 우리 민족 삶의 선률은 온통 떠남의 이야기들로 충만되여 있다. 요지음은 있는 사람보다 가는 사람이 더 많아 리별의 눈물은 언녕 사라졌고 대신 상봉의 눈물만을 고대하고 있다. 누군가 이를 우리 민족의 제3차 이민물결이라고 명명하였다. 하얗게 밀려가는 대렬, 끝없이 이어지는 떠남의 화제, 새로운“아리랑”의 물결속에 몇십년 몸붙이고 살던 마을이 텅비여가고 목숨같은 땅도 버려지고  떠남은 우리 민족의 주제로 떠올랐다. 그래서 아리랑의 노래는 지금도 그렇게 절절한 것인가!

  이토록 우리의 떠남은 련속부절 력사적으로 반복되여 왔으나 오늘의 떠남처럼 열렬하고 심각한 적은 없는것 같다. 누구는 이를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에로의 대 이동이라고도 하는데 그렇다면 우리에게 고정된 삶의 터전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떠남을 두고 심사숙고하지 않을수 없다. 어디에 가도 같은 동족속에 살게 된다면 어찌해도 동족이 될 것이다. 허나 광막한 이민족속에 섞여 살면 쉽사리 이민족으로 동화될 것이다. 이땅 우리들의 떠남은 비단 고향이 아니라 령혼마저 자기 민족을 떠나 남의 민족이 되는 것으로 종말을 고하게 되지는 않을가?

  허나 고쳐 생각하면 삶은 부단한 떠남이다. 떠남은 목적이 아니고 과정이다. 떠남으로 하여 수십년 우리가 고생스레 개척하고 건설해놓은 성과가 남의 것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제 떠남은 막을 수 없는 시대의 조류가 되였다. 어느 민족도 떠나지 않는 민족은 없다. 지구가 촌이 되는 열린 세상에 떠남은 세상을 바로 알고 사는 하나의 지혜일 수도 있겠다.

  떠남을 슬퍼하기보다 소중하게 여길수 밖에 없다. 떠남은 발 빠른 움직임이며 새로운 세계에 대한 추구이며 집념이며 희망이다. 우리는 떠남으로 하여 뿌리의 귀중함을 알았고 떠남으로 하여 문화의 소중함을 알았다. 항상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부단한 움직임으로 새 곳을 찾고 적응하는,  발빠르고 민감한 우리는 떠남으로 시대의 흐름에 응부한다.

  하기에 리별을 너무 슬퍼하지 말자. 이는 아름다운 리별이거니. 소유지의 기록이 적힌 그 작은 뙈기의 문서에 우리 아직도 미련이 남은 것은 혹여 래일을 다시 여기서 시작할지 모른다는 위구심때문일가. 결코 하늘이 없어서가 아니였다. 나래를 가지고도 날지 못한 것은  떠남이 이제 비로소 더 큰 만남이 되고 버림이 이제 더 큰 얻음이 되는 고향에 봄과 가을이 없음을 슬퍼말자. 날마다 봄이고 날마다 가을이지 않는가. 천년을 머뭇거린 발걸음이 어렵게 시작하여 풍요로운 삶을 안아왔으니 이제 되돌아보지 말자. 아름다운 리별앞에서 우리 다시 옛날의 그 가난과 락후로 돌아가서는 안된다.